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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지혜/어린이집 이야기

통제하는 교사 vs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는 교사.

 

 요즘 참 생각이 많은 가운데,

오늘도 원장님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았고, 다행이었다.

 

 원장님한테 투덜대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들었던 얘기 중 내 마음을 언짢게 했던게 있어서 ㅠㅠ

 

 엄청 복잡하고 애들도 많이 우는데 선생님 두 분은 부재중이라 지원도 안되는 그런 상황.

 긴급 보육이 들어왔는데, 상황이 어렵다고 말하면서 "한나쌤은 온지 얼마 안되서 그렇고, 적응 애들도 많고.."라고 하셨다고 한다.

 온지 얼마 안되긴, 6개월이 되어가는데...

 그건 내가 무능력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 같아서 계속 얹짢았다.

 선생님한테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여쭈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원장님께 나는 집단 보육하고 안 맞는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서,

 대학원에서 영아 보육 관련 과목을 들으며 인상적이었던 영아의 개별적인 욕구를 존중하고, 고집을 꺽지 않고, 통제하지 않는 그런 보육은 어려운것이냐고 물어봤다.

 난 그렇게 배웠던게 정말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는건데..

 내가 무능한 교사가 되는 것 같아서 ... 좀 속상하다고 ..

 원장님이 내 마음을 딱 알아차리시고, 감사하게도 내 생각이 맞는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순간 순간 대처하고 지혜롭게 아이의 욕구를 풀어주면서 또한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제할 수 있는게 전문성이라고 하셨다.

 

 그래, 난 아직 ... 개별적인 욕구를 존중해주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는 능력은 부족하지..

 그런데, 그 방법이 무조건 통제하고 앉히고, 놀이를 강요하면서 관심을 끄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과 균형이 어디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원장님이, 요즘 교실의 상효작용이 부정적이고 통제적인 것이 많아서 고민이라고 하시며..

 교사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셨다.

 

 발전하는 교사, 연구하는 교사, 성찰하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사실 3년이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 주어진 시간 안에 많이 배우고, 또 성장하는것이 좋으니까!

 나도 노력할건데.. 세 명의 교사가 손발을 맞추고 생각을 맞춰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는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교사를 지원하고 훈련시키는 어린이집에 취업한게 참 감사했다.

 

 사실 실상은 내가 그런 보육을 못하고 있더라도, '이상'이 비슷한 원장님과 함께 일하는 것도 큰 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안돼"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이 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아이의 관심을 돌릴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지..

 알고 있어도 마음대로 안되는데, 모르고 실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씀하셨고,

 교사가 배우려고 노력하지 않고 그냥 적응해버리면 옆의 교사를 보고 배우는 것밖에 안된다고 하셨다.

 

 진짜, 영아전문가과정 듣기 너무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처음에 와서 혼란스럽고, 나도 다른 선생님들이 상호작용하는거 따라하게 되고...

 No No no No! 하면서, 애들한테 부정적인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

 지금까지 배워온 것은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현실에선 어쩔 수 없구나 합리화 했었는데,

 영아전문가과정 들으면서 내가 배웠떤 이론이 틀리지 않구나 다시 확인하게 되었고,

 그 부분에 대해 더 지혜롭게 교사로서 전문성을 갖고 전체적인 부분까지 통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는 답을 얻게 되었다.

 만약에 교육을 듣지 않았으면, 초임때 배운 상호작용을 끝까지 끌고 갔겠지..

 

 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특성도 다양하고, 매일 부딪히는 상황도 다양하고 ..

 그럼에도, 노력하고 이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갈 때 .. 발전이 있겠지?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 ..

 비록 야근을 했지만, 여러가지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

 교사 성찰이 중요하다고 해서, 이렇게 비루하지만 일기를 쓰기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린이집 교사 ... 그냥 단순히 애 보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참 속상한데,

 전문성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원하고, 발달을 도울 수 있는 교사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나도 그 전문성을 확실히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