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듣고느낌/책2009.08.25 16:34
나는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가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케빈 워릭 (김영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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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보그란 무엇인가, 그 동안 영화 또는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사이보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공상 과학 중 일부라고만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뛰어난 공상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계와 인간의 만남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도 않고 아무 먼 세계 나와 상관 없는 곳의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렸던 것도 그 까닭이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약간의 두려움이 밀려왔다. 
 케빈 워릭이 했던 말 중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사이보그의 개념이 단순히 기계 인간이 아닌 슈퍼 인간,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능력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이 인상에 남는다.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현 했던 이 이야기는 중간 중간 사이보그에 대한 논란을 맞으면서 대답하는 가운데, 또 마지막 2050년의 일기를 쓰는 부분에서도 계속 등장하게 된다. 정말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인가, 만약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이런 연구를 인간의 호기심으로, 성취 욕구로, 과학의 발전의 이유만으로 계속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았다. 

 이 책은, 자서전의 성격을 지닌 인간 최초로 사이보그가 되었던 '케빈 워릭'의 이야기이다. 태어나서 자라온 배경, 학창 시절의 이야기부터 첫 번째 아내를 만나고, 헤어지고 두 번째 아내를 만나는 과정까지 사적인 이야기를 다룰 뿐 아니라 케빈 워릭의 인생을 통해 볼 수 있는 사이보그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연구에 대한 열정과 성과, 그 때의 상황과 환경, 자신의 심경까지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일기 형식으로, 그때의 상황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에 500장이 넘는 분량이었음에도 과학 서적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과학자 한 사람으로서의 인생을 엿보며 그가 하고 있는 사이보그에 대한 연구가 논란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꿋꿋이 내보여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확실하게 논쟁을 할 수 있다. 

 

논쟁을 활성화 하려면 과학자들이 대중에게 훨씬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1998년, 2002년 두 번에 걸쳐 자신을 대상으로 사이보그 실험을 한 이 책은, 한편으론 정말 과학 소설과도 같이 느껴진다. 주먹을 폈다 쥐었다 함으로써 컴퓨터 화면에서 그대로 시뮬레이션이 되기도 하고, 녹색 불 빨간 불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가상 현실 집에서 커피 메이커에 커피를 올려놓을 수도 있고, 전등을 켜거나 알람을 끄기도 한다. 케빈이 가장 흥미로워했던 실험은 '사이보그 부부'의 실험이었다. 자신의 아네 이레나의 팔 속에 바늘을 꽂고,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이레나가 손을 쥐었다 폈다 할 때 마다 케빈이 느끼는 것이다. 네트워크로, 작은 바늘 하나로 부부는 같은 느낌을 느끼고 있었던 것, 그 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영국에서 뉴욕까지 자신의 손을 폈다 쥐었다 하는 것이 전달되기도 하고, 신경 신호에 따라 목걸이 색이 변하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이레나가 편안한 상태에서 붉은 빛을 하였던 목걸이가 케빈이 손을 잡자 푸른 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마음 상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발전 가능을 엿볼 수 있었다. 또 인간의 오감 외에 초감각, 즉 초음파를 감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시각 장애인에게 부여하면 좋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였다. 전방 1m~2m의 초음파를 감지해, 주변에 움직이는 물체, 앞에 무엇이 있는지를 감지 할 수 있다. 
 
 

사실 책 한 권을 읽어내면서 ,사이보그의 정확한 과학적 원리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과학적 용어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초점을 맞추었던 부분은, 케빈 워릭이 왜 이 연구를 하고 싶어하고, 이 연구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케빈 워릭은 기계 지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인간이 기계 지능을 갖게 되면 지금 가지고 있는 인간의 능력보다 더 무한한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점을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은 3,4차원 안에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것에 반해 사이보그는 수만가지 차원의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세상을 지각하는 방법도 인간의 감각은 매우 열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사이보그 기계의 속도, 기억력 유지 등 사이보그 인간과 기존 인간을 비교 했을 때, 결국 기존 인간은 열등한 인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흥미롭다. 어제 일도 가물가물한 인간의 두뇌에 무한하게 저장할 수 있는 기억력이 보장 되고, 수 만 수억 가지의 지식이 내 머릿 속에 네트워크화가 된다면, 나의 능력은 얼마나 더 향상될 수 있는 것일까. 또 네트워크화로 인간의 감정과 사고를 '언어'라는 오해의 소지가 많은 실수 투성인 도구가 없이 사고가 서로 전달이 된다고 생각해 보자. 이 모든 것들이 케빈 워릭이 상상하고 있는 사이보그의 모습이며, 이미 2002년 자신의 첫 실험으로 현실 가능한 연구 과제가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과연 열등 인간을 낳게 될 사이보그의 출현을 인간이 만들어
낸 놀라운 과학의 성과라고 좋아해야 할 것인가. 역자는 조심스럽게, 이 사이보그에 대한 문제에 대해 왈거왈부하지 말자고 말한다. 단순히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연구에 열정을 쏟은 한 과학자의 자서전으로 읽히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너무나도 민감한 인간 윤리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아마 그 수많은 논쟁을 감당해 낼 여력이 없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 해 준 의도 속에는 인간이 고민해야 하고, 끊임없이 싸워야 할 '기본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케빈 워릭의 홈페이지(http://www.kevinwarw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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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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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야.. 정말 대단한 사람이내요..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쩐지 저도 읽고 싶어지는데요^^

    2009.08.26 00: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런 열정을 가지신 과학자분들 덕분에,
      저도 이런 열정을 닮아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했었네요, 꼭 읽어보세요 ! ^^

      2009.08.28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2. 책 제목부터 상당히 눈길이 가는 책이네요...ㅎ 조만간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2009.08.27 14: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절판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저도 도서관에서 읽었거든요, 정말 읽어볼 만한 책인 듯 해요 ! ^^ 처음엔 분량이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ㅋㅋㅋ

      2009.08.28 00:15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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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2009.08.23 02:04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신영복 (돌베개,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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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읽어야 할 책은 신영복 지음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많이 낯이 익은 이름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모부께서 5년 전에 언니에게 읽으라고 선물로 주신 책이었다. 책을 찾아서 보니 88년도 초판, 20년도 넘은 책이 집에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있는 언니도 본 적이 있고, 책이 꽂혀져 있는 것도 봤고, 이 책의 이름을 어디에선가 많이 들었었지만 ‘감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망설여졌고, 읽기를 거부했었다. 어떤 내용인지도 신영복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관심조차 갖지 않고, ‘감옥’이라는 어두운 배경이 싫었던 것이다. 어쨌든 스터디를 시작하기로 했고, 처음 읽으라고 주어진 책이 이 책이었기 때문의 반 의무감, 반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다.


# 이 책을 젊은이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은 20년 20일간의 옥중 생활 중에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20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이 태어나서 생각을 갖추고 세상에 나가 자기 구실을 찾을 수 있는 긴 시간이다. 그 긴 시간동안 작가는 감옥이라는 어두운 곳에서(필자의 생각) 죽은 시간이 아닌 생동감 있게 살아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 곳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그리고 신영복이라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깊은 사색들의 모음이다. 가능성이 넘치고 밝은 생동감 있게 살 수 있는 환경임에도 죽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될 만한 책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20대에 배움의 열망에 있었던 시기임에도 주어진 정보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에도 벅차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색’, 사물의 깊은 이치를 따져 생각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삶의 호기심이 왕성한 지금 이 때에도 이렇게 생각하기를 어려워하니, 그 후에는 말할 것도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사색이란 것은 그렇게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사색을 하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항상 어렵다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을 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아주 단순하고 아주 소소한 일거리로도 생각을 하며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감옥이라는 곳에 대한 편견, 나의 생각의 전환점.

 

간격을 두고 대상을 바라볼 경우 간격은 빈공간이 아니라 선입관, 편견 등 믿을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지고 이것들은 다시 어안렌즈가 되어 대상을 왜곡한다. 풍문, 외형, 매스컴을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인식은 고의(故意- 옛해석)보다 나을지 모르나 무지보다 못한 자아의 상실이다.(p.64)"

저자는 감옥이라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인생공부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굉장히 경계를 하며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의 시각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이야기 한다. 이런 관점은 나에게도 많은 충격을 주었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감옥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볼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색안경에 대해 생각하며 반성할 계기가 되었다. 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범죄자, 전과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그 사람들 만의 특징이라고 단정지었던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었던 것이다.

# 깊은 사색에서 맛볼 수 있었던 신영복의 인간관.

 
 나의 인간관이 신영복의 인간관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도둑질이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각은 일단 존중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 사람의 조건에 무지하면서 그 사람의 사상에 관여하려는 것은 무용, 무리, 무모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 사람들의 삶의 조건은 그대로 둔채 그 사람의 생각만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려고 하는 여하는 본질적으로 폭력이다고 말한다. (p 83)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인간 존중의 생각은 각별하였다. 아동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즉시 아이들의 상황에 대입하였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가르치려는 생각, 어떤 사상을 주입시키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 그 아이들의 삶의 조건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인간관이었다. 요즘 실습을 하고 있는데, 소위 어른들이 규정짓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에 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떼를 쓸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상황, 밥을 먹기 싫어하고, 편식을 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나는 ‘할 수 밖에’라고 이야기 한다. 환경들, 조건들에 의해 그 아이들의 행동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행동과 사람들의 행동은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관은 또 다시 모든 인간을 사랑할 수 있고, 모든 인간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가진 버릇이 있다. 이면지에 책의 구절 한 마디 한 마디를 적어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다. 이유는 책을 넘기는 한 장 한 장에서 얻고 싶은 것, 기억 하고 싶은 구절들이 있어 그것을 옮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리스트에 올려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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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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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3년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표지의 감옥에서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다고, 그래야 서로의 체온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던 내용이..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에게 편견을 갖지 않고 그가 그렇게 된 상황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서로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인정해주는 것은 타인은 영원한 타인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한 윤리이지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2009.08.23 09: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진짜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
      작가의 사색에서 볼 수 있는 신영복씨의 인간관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

      2009.08.24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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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2009.08.23 00:58

 
수학의 확실성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모리스 클라인 (사이언스북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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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의 확실성,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나, 이 책을 읽고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하였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다른 전공 서적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첫 장 펼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더구나 대학교 들어온 이후 수학을 접할 기회도 없어서 '수학의 확실성'이라는 책 제목이 나에게 가져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뜻 밖에 이야기를 꺼낸다. 

 가장 확실하고 기초적인 분야라고 믿어왔던 수학이 확실한 것이 아니라면? 

 수학은 많은 학문의 도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기초 과학부터 응용 과학까지, 이 시대에 살면서 수학이라는 학문의 도움 없이 살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것이다. 모두가 진리라고 믿고,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수학"이 여러개의 수학으로 존재하고, 이 역시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진리,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이 감각 기관으로 경험한 것을 사고한 경험 과학이라고, 사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반인인 나에게도 큰 충격인데, 수학을 기본 전제로 하고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대재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수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수학의 창세기부터 수학이 발전되어 온 과정을 쭉 서술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학적 개념들을 떠올려가며 학자들의 연구와 그 연구가 가졌던 의미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 의미가 있었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수학적인 개념, 수학학에 대한 것 보다 수학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 외부 세계를 탐구하는 주된 목적은 하느님이 세워 놓고 수학의 언어로 우리에 계시한 합리적인 질서와 조화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요한네스 케플리)
 "과학은 신에 대한 일종의 예배 행위이다. 우주의 구조를 밝혀 냄으로써 하느님의 지혜를 만천하에 알릴 수 있다.(뉴턴)"

 뉴턴이 인류 과학에 미친 영향은 말 할 수도 없이 클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초점은 여기가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뉴턴이 과학적인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 법칙에 대해 설명하고자 할 때, 하나님의 지혜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었고, 또한 그것을 알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다는 대목, 모든 인간이 완벽을 추구하고, 완벽한 신의 영역을 넘보고 있지만, 그 또한 진리를 추구하며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하나의 뜻으로 생각한다면 신 역시 기특하게 받아들일 것 같은 생각을 하였다. 
 뉴턴 이후로 수학의 위기를 맞으며 수학자들은 그동안의 성과가 하나님의 것이 아닌 인간의 것임을 알았고, 과거의 성공은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새로운 성공이 노력을 맞아주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떤 것이 진리인지 확신 할 수 없고, 우리가 진리라고, 하나님의 지혜라고 밝혀낸 것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완전함을 찾기 위해 일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고, 그것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 책을 수학을 불변의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일반인에게, 읽기 쉽게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자세하게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화, 정치, 경제 등 수학은 인간 주변 곳곳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수학의 확실성을 '수학에도 여러가지 담론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며 흔들고 있다. 즉 저자는 인간 정신의 한계 때문에 생겨나는 비극, 대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수학의 한계에 대한 치부를 밝힌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진리에 대해 알리고 싶은 노력이었을까. 정말 완벽한 완벽을 꿈꾸는 것은 인간의 욕심이고 허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이 정도의 기술을 누리고 사는 것 또한 한계가 있는 수학에서 얻었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학은 마치 나무처럼 성장한다. 작은 뿌리에서 시작해 위로만 올라가지 않는다. 가지가 위로 뻗어 올라가고 잎사귀가 자라는 만큼 뿌리는 밑으로 파고 내려간다. 수학에서 근본적인 연구에 관한한 최종적인 완성이란 있을 수 없으며 따라서 첫 시작점도 없다. (p548.클라인)

 통찰력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난 과오를 반추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정의이라고 생각했던 유클리드에서 무너져 버린 수학의 확실성. 잃어버린 확실성으로 인간은 불안해 하고 있지만, 이런 불완전이 있기 때문에 완전을 추구할 수 있고, 그래서 더 나은 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좋은 징조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뉴턴 갈릴레이와 같은 위대한 학자들이 했던 고민을 감명 깊게 생각하며, 본질적인 의문 없이 겉핥기의 학문을 하고 있었던 나의 모습, 이 시대의 많은 대학생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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