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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日記

[태교일기] 복덩이가 찾아 온 날

2017.2. 5일 주일,

 

 오르락 내리락 하던, 요동치던 1월이 지나고,

 우리는 결혼한지 백일을 맞이했다.

 부케 말린 꽃을 선물 받고, '우와 벌써 백일이구나!' 하는 마음에 간단한 백일 파티,

 서로의 나눔을 하며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도 이야기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2015.2.6

 

 남편이 일본 선교를 앞두고 있어서

 매 해 하는 일본 아와세의 밤을 갔던 월요일..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내 마음을 어루 만져주셨다.

아름언니의 아와세 첫 방문 사진이 있었는데,

보면서 느낌이 새로웠다. 

선교.

우리 두 사람의 화두는 선교였다.

 

 

오빠랑 지지고 볶고 힘들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오빠가 처음 가정에 대한 소망을 갖고 꿈을 꾸게 된 계기가 된 선교.

그리고 그 선교로 이어지기까지 아름언니가 처음 방문했던 아와세 선교,

언니가 다녀와서 오빠에게 선교를 소개했고, 일본어를 잘하니 감을 잃지 않으려고 갔던 선교였는데..

하나님을 만나고 엄청 뜨거운 사랑을 받고 돌아와 선교 마니아가 되어버린 오빠.

나와의 첫 만남에서도 줄곧 선교 얘기만 하면서 뜨거웠던 오빠한테 반해버려

만남이 이어졌고, 그 만남 끝에 결혼을 결심했지만 이래저래 확신이 없던 때에

내가 오빠를 따라 아와세 선교에 가서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결혼까지 이어졌던 이야기..

 

오빠가 일본어를 배운 것도,  관심을 가진 것도

이 선교를 위한, 우리의 만남을 위한 하나의 퍼즐 같았다.

 

오빠의 35년의 인생, 나의 31년의 인생

하나 하나 작은 퍼즐이 모여 내가 되었는데,

그 큰 그림은 우리 둘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모습, 또 맞지 않는 성격,

되지 않는 의사소통 ..

모든 것 하나 하나가 그 분의 뜻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평안함이 있었고...

그냥 ....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안심해라, 내가 함께 할 것이다.'

 

이렇게 뜨거운 기도회를 마치고 나니

너무너무 사랑스러워 보이는 우리 여보!

근데 ... 나 몸이 좀  이상해 ...

그 날이 안 오네.. 혹시 아기 생겼으면 어쩌지?

'낳아야지'

'3년 있다가 낳기로 했잖아..'

'음.....'

 

 

 

 

 

2017. 2. 8 수요일

선교 떠나는 날 아침,

전 날에 샀던 임테기를 사자마자 하고 싶은 충동이  엄청 컸지만

새벽에 하는게 정확하다고 하니,

참고 잤는데..

여보가 눈 뜨자마자 '확인해봐'

 

원래는 선교 떠나는 버스에서 얘기해주기로 했는데,

하고 난 결과를 보고 난 표정을 감출 수 없어서

둘 다 웃어버렸다.

 

 

여보는 꼭 껴안아 주면서 '축하해'

난 계속 '어떻하지? 어떻게 해?'

 

임테기 두 줄 ㅋ

누군가는 엄청 기다려서 애타고 긴장한다고 하는데,

결혼해서 처음 해 본 임테기에 바로 두 줄이라니..

3년 있다가 갖기로 했는데 3개월 만이라니...

당황스럽고 어리벙벙..

당장 집은 어떻게 해야하며, 일은 어떻게 해야하며,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하며 ..

머리 속이 복잡복잡 시끄러웠다.

 

그 순간도 잠시,

'오늘은 여보가 선교 떠나는 날이지.'

우리 복덩이의 시작도, 역시 선교구나..

 

다른 어떤 선교 배웅보다 애틋하고, 따뜻하고... 그랬던 것 같다.

버스에 태워 보낼 때도,

공항에서 걸려온 전화도 ..

그 이후의 카톡도 ..

너무 너무 애틋했다.

 

태명 뭘로 지을까, 그냥 아가라고 부르자 했는데

혼자 '복덩이'라고 지으시고, 부르시는 우리 여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나도 그 이후로 복덩이 복덩이

 

우리 가정에 복을 가져다 줄 복덩이, 

하나님이 주신 말씀은

 

시편 73편 28절

하나님께 가까이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하나님을 가깝게 연결해줄 우리 복덩이,

엄마와 아빠를 더 끈끈하게 해 줄 우리 복덩이.

복덩이 생각하면 그냥 가슴이 두근두근, 설렌다.

아직도 떨리고 아직도 ....

 

 

출근해서 우선은 메이트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낮잠 시간에 병원을 다녀옴.

바로 초음파를 보자고 했는데, 아직 안 보일수도 있다고 해서 괜히 피검사 먼저 하자고 얘기했다.

피검사 3만원이나 초음파 3만원이나 비슷비슷하면 그냥 초음파 봤어도 됐을 것 같은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서 그런지.. 그냥 확인을 하고 싶었던 거...

피검사 결과를 다음 날 문자로 받고, 바로 초음파 보러 병원으로..

호르몬 수치도 5000이상이어서 아기집도 보인다고,

 

처음으로 찍어본 초음파 사진,

아기집에 난황까지 있는데 너무 신기했다.

수치가 그렇게 높아진 것도 신기하고...

아기가 생긴건 3주 쯤 됐지만, 주수로는 5주 3일

정확한 날짜는 다음 초음파 때 잡아주신다고 하시고..

산모 수첩도 받아왔다 ^^

빨리 지하철 뱃지도 받고 싶음 ㅋㅋ

 

 

너무 부족한 엄마, 아빠..

그리고 부족한 환경에 찾아온 우리 복덩이..

넉넉하게, 또 안정적으로 키울 수 없는 상황에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들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잘 키울게 ^^

찾아와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해!

정말 .... 넌 축복이야 ^^

 

 

 

 

복덩이 갖고 난 이후에 회사에서 여러가지 고민거리가 생겼지만,

그 또한 지혜롭게 잘 넘어가길 !

우리 복덩이가 엄마한테 지혜 좀 주라 ^^

 

여러 염려, 고민, 걱정은 있지만

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는게 너무 좋다..

하나님이 이렇게 마음 밭을 만져 주신게 감사하고!!

 

한 순간의 타이밍도, 그냥 지나가지 않으시고 너무나도 정확하게 맞추시는 것 같다.

 

우리에게 힘들었던 1월도 필요했고,

깨달음의 선교 기도회도 필요했고,

복덩이를 주실 타이밍은 너무나도 정확했고!!

이후의 스토리는 너무나 기대되고!!!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