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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

[최재천/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에세이의 진정한 맛, 동물의 모습 속에서 인간 삶 찾기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최재천 (효형출판,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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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차 교육 이후로 받으셨던 분들은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이라는 수필을 기억하실겁니다. 글로벌 시대에 외래 문명이 쏟아지고 있지만, 우리 것을 지키지 않으면 외래종이 우리 것을 휘덮어 우리 것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황소 개구리가 정말 문제라고 하지만, 황소개구리가 우리 나라에 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토종이 약해졌었기 떄문, 마찬가지로 우리 말을 우리가 스스로 지키지 않고 영어만 들여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 외래 문명에 텃밭을 뺏길 것이라는 거다. 가슴 깊이 와 닿으면서, 우리 말로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지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영어는 단지 수단으로서 우리가 배운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찌됐든, 이 책은 이런 식이다. 동물 행태를 연구하는 분이 동물 사회, 동물의 행동, 동물의 삶의 모습에서 인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동물 세계, 우리가 막연히 정복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신비롭고 치밀하다. 또 존귀하고 아름답다. 그들 나름대로의 언어도 있고, 사회도 있다. 그들은 그렇게 살도록 창조되었고, 인간은 좀 더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을 뿐이다. 각자의 창조 모습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어울어 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은, 인간은 가장 짧고 굵게 살다 갈 운명으로 그려지게 될 것이라는 거다.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공룡의 멸종보다 더 큰 멸망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그것은 인간 스스로 망치는 길이라는 것. 굉장히 끔찍하고 암담하다.

 벌의 세계, 개미의 세계 모두 신기했다. 모성애가 뛰어난 거미, 자신의 몸을 먹여가면서 새끼들을 돌보는 희생 정신들을 그려낸 것을 지금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을 과보호하는 것을 빗대어 설명한다. 그 밖에 진짜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특히 동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상식적인 면에서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예전에 책을 읽지 않고 서문만 대충 훑고 쓴 독후감이 있었는데.. 그 때는 생태주의와 또한 '알면 사랑한다'는 이 글 첫 마디를 보고 거의 글짓기를 하다시피 해서 냈던 것 같다. 내 상상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고, 이 책의 설명을 들어도 흥미가 가지 않더라도, 책을 한 번 찾아서 펼쳐보기를 권유한다. 꽤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그렇게 읽는데 많은 에너지가 쏟아지지 않고 또한 느끼는 바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