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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 육아스토리] 육아와 일, 서로 윈윈


버라이어티한 12월 ,
한 해를 마무리하며, 특히 12월이 지난 것을 회상해보며 정말 ‘힘들었는데’ 힘든 줄 모르고(?) 지나갔다 .
지나가고 나니, 그래 그렇게 다 지나가는구나 하고 넘겨지게 되는 것 같다.

12월 초에 막내 아이의 열로 시작해서, 큰 아이의 독감 확진, 그 다음에 나 독감, 셋찌의 독감. 둘째는 열만 났다가 내리고, 감기 증상은 있지만 아주 쳐짐은 없어서 독감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셔 넘어갔음.
어찌됐든 한 3일은 지지고볶고 했는데,
특히 애들 양육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정말 바쁘고 중요한 시기여서 초초초초초 예민했을 때!

독감 걸린게 차라리 나았을까, 월화수 집에서 쉬고(?), 재택 근무를 해가며 애들과 시름 ㅠㅠ
그 와중에 첫째가 바닥에 손가락을 꺾어 짚고 있는데, 내가 밀어서 손가락 부러짐 ㅠ
엄마가 손가락 부러뜨렸다고 했는데, 정말 내가 부러뜨린거 맞음 ㅠㅠ
3주 정도 반깁스 하면 된다고 하는데 애는 불편해서 하기 싫다고 징징 시작 ㅠㅠㅠ
징징 시작하니, 모든 예민 보스가 다 붙었는지 정말 별거 아닌거에 할머니 고생시키고, 나도 고생시키고..  

막둥이 얼굴에 난 상처가 좀처럼 낫지 않아 소아과에서 독감 완치 소견서 받으러 간김에 물어보니 농가진이란다.
쎄한 마음에.. 농가진 검색해보니, 전염성 있어서 얼집 못보낸다는데..
다니는 소아과 선생님은 농가진이라고 하면서, 독감 완치 소견서에 ‘어린이집 등원 가능’을 써주시고
애들끼리 얼굴 비비고 뽀뽀하지 않는 한 쉽게 옮지 않는다고 하셨다 ㅠ

마침 둘째 얼굴에도 비슷한 증상이라, 둘째도 농가진.. 첫째는 농가진은 아닌 다른 피부염 약을 처방받고
독감 완치 소견서 손에 들려 어린이집을 등원시켰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얼집에서 캐치하시고 둘째랑 세찌 얼굴에 비슷한 상처 양상과 전염성 아닌지 확인 부탁드린다고 해서..
또 급하게 친정엄마 찬스로 피부과로 직행.
피부과에서는 농가진 전염성 있어서 어린이집 3일 정도 쉬라고 하셨고,  3일동안은 가정보육하심 .
물론 나는 출근을 했지만, 두찌 셋찌 얼집 안간다는데 첫찌도 당연히 안가고 셋을 그냥 가정보육 쭉 ..

수요일 지나서, 목요일 출근해보니 정산 서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ㅠㅠ
독감이 나은건지 어떤건지, 헤롱헤롱, 두통에 오한이 있는데 열이 없었으니 마스크쓰고 일해가며 목요일 11시까지 근무하며 정산 서류 보내고,
영혼이 너덜너덜해져 지내고 있었다지..
내 병원, 예약 잡기도 어려운데 그것도 놓치고 ㅠ 결국 금요일에 간다고 미루고 ㅠ
마음 고생, 몸 고생,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 업무 스트레스, 직장 동료 스트레스 아주 콤보로 오는 초 예민 시기 ㅠ

야근을 게속 하니, 첫째 정서는 더 불안한 것 같고
뭐가 그렇게 걱정인지 토라지면, 아주 한 시간을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 ㅠ
결국 악몽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 같아 정말 정신줄 부여잡고 첫째 달래고, 아빠 달래고…
흠 …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떻게 지냈나 싶다
그 와중에 할머니 찬스로, 하루 하루 버틴게 다행이지..

농가진은 3일 정도 쉬고 피부과 갔더니, 괜찮다고 보내도 된다고 해서 보냈는데..
1주일도 안되서 다른 곳 벅벅 긁고, 엉덩이 긁어서 상처난 곳이 안 낫고 ㅠ
토요일에 애 아빠랑 첫째(얘도 몸에 오돌톨톨한거) 셋찌 피부과 보냈다.
또 농가진 ㅠㅠ 와우 ㅜㅜ
항생제 1주일 처방받고, 다행히 25일 크리스마스 까지 항생제 먹으면 어린이집은 보낼 수 있을거라고 하셔서 .. 약 부지런히 먹이고 약 부지런히 발라주고 했더라지.

첫째 팔 깁스는 27일 푸는거 디데이로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는데
그 전주 토요일 갔을 때, 잘 안 붙고 있다며 28일에 오라고 했고
28일엔 어린이집 가기 전 아침에 정형외과를 갔는데 아직 안 붙었다고 몇 일 더 해야할것 같다고 해서..
애가 길 한 복판에서 아주 꼼짝도 안하고 할머니를 고생시켜서 난리 ㅠㅠ
아주 그냥 ……….. 대환장 파티 ㅠ
뭐 꼬시고 꼬시고 하는 것도 안되고, 애들 통제시키는데 자꾸 유투브 쓰시는 것 같아서 할머니한테도 유투브 자제를 요청드렸더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ㅠ

29일 마지막 근무
그래도 괜찮은 2023년이었죠? 라는 질문에 …
그냥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정말 호의적이지 않고 너무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한 해 였단 생각이 들었다.

좋은 쪽으로 좋게 좋게 해석해주려는 선생님 부여잡고 약 한시간 반동안 투덜 거렸는데 ., 차에서 내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했더니, 자기는 그냥 흘려 들어서 괜찮다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씀주셨다.

연말 런치, 교수님과 함께 훈훈한 분위기에서 기분 좋게 하고
선생님한테 한 시간 반 투덜거리며 나의 2024년은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가 나름 말로 정리해가면서..
얻을 것, 얻는 대신 내가 내려놓고 포기해야 할 것 등 나름의 계획을 세운 것 같다.

애들이 아주 좋아하는 티니핑 축제에 연말이라고 조기퇴근한 신랑이 셋을 하원해 데리고 갔다.
*여기까지는 매우 훈륭
막둥이 첫째는 벤치에서 잠들어 있고, 둘째는 뒹굴뒹굴 놀다가 엄마 보고 너무 반가워해서 둘이 사진 찍으러 다녀오고,
나는 커피 수혈 둘째는 딸기라떼 한 잔씩 훈훈하게 했다.

신랑의 큰 그림은 나를 키즈카페 챔피언에 집어넣고, 2시간 자유시간 얻으려던 것 ..
뭐 ……. 혼자 보나 둘이 보나 ㅋㅋㅋ
셋을 데리고, 팔 다친 첫째와 27개월 고집불통 막둥이를 데리고 저녁도 먹지 않은 시간에 데리고 들어갔다.
첫째 막둥이 케어하며, 쫓아다니는데 … 그래도 애들은 신나고 나도 신나게 놀았다.
들어가자마자 갈떡갈떡(떡갈비랑 떡 조합), 치즈 피자 시켜서 나도 먹고,애들도 먹이고..
군것질거리 하나씩 물려주고, 그 다음부턴 자유시간

팔 다쳐서 못하는 것이 있어 아쉬어했지만, 첫째도 너무너무 좋아했고
둘째는 정말 몸을 불사르며 뛰어 놀았다. 막둥이도 좋아하고 나도 행복하고.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육아의 날.

12월 30일
드디어 첫째 깁스를 풀어주셨다.
새끼 손가락을 통통통 두드려보시더니 아프냐고 , 안 아프다고 했더니 이제 가도 좋다고 해서 풀어주시니 너무 신나서 아주 방방 떠 날뛰는 호아
그리고 눈이 내렸다.
정말 펑펑.. 펄펄 !!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을 참 오랜만에 본 것 같다.

막둥이는 아빠가 데리고 피부과 가서 농가진 완치 판정을 받았고
(근데 소아과는 왜 안데려간 거임? 기침한다고 데려가라 했는데ㅠㅠㅠ)
대신 소아과에 라이딩을 해주는 친절을 베풀어 주셨다.
막둥이는 소아과에서도 천식이나 편도염, 그런 종류는 아니라 단순 감기로 보고 약 처방 주셨다.

막둥이와 소아과에서 돌아오는 길에 살짝 눈오리 만들며 눈오는 날 기분 내고,
집으로 돌아와 유부초밥 만들어 주말 점심 떼우고,
눈놀이 가자는 애들에게, 엄마 30분만 쉰다고 누웠더니.. 애들끼리 너무 잘 놀고 한시간 반이나 낮잠의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체력 보충했겠다, 준비해서 나가려고 하며 신랑에게 물어보니 집 근처 왔다고 해서(신랑 점심 약속 ㅠ)
눈 놀이하러 같이 보냄.
(사실 보내고 싶었으나, 나도 같이 가자고 해서 난 막내 케어, 아빠는 첫째 둘째랑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눈오리 만들기 혼신의 불을 태웠음)

막둥이 칭얼거리는게 예사롭지 않아, 데리고 들어와서 손 씻기고 얼굴 씻기고 나니.. 역시나 잠투정 ㅠ
잠에서 깨서 밥을 먹는데, 계속 뱉어내서 보니 혀에 뭐가 났네요.
후 …
그래도, 2023년 참 잘 살았다.
하루 하루, 아픈 애들, 번갈아가며 이슈, 정말 정신 없었지만
그냥 정신 없는 삶이 내게 당연해지고,
정신 없어서 놓치는 부분도 분명 많겠지만,
결핍은 결핍대로 아이들에게 또 다른 기다림의 연습의 시간을 갖게하고,
서로를 조금은 이해하며 돌보는 시간도 생기고 ..

셋 낳길 잘했다로 2023년 마무리.

오늘도 감사
당연한게 당연한게 아니라는 것
모든 것이 특별한 나의 삶.

하루 하루 행복하고 웃을 수 있어서 감사.

신랑이 애들과 눈놀이 해주고 나서 집에 돌아와 하는 말
“세상 제일 행복한 애들처럼 놀았어!!”

한 순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하루라도 정말 행복했다면 그걸로 충분!
나는 우리 아이들이 웃고, 즐기고 행복한 그 모습에 힐링하고 힘을 얻는 것 같다.



+ 마지막 한 마디,
  첫째 아이의 퇴행 같은 행동.. 아기 흉내내고 징징거릴 때, 엉덩이 토닥여주며 아기처럼 대우해주니 풀리는 것
  아직도 잠을 잘 때 소변을 못 가리는데, 밤잠, 낮잠 전부.. 밤에는 거의 매일 실수 하고 있어서 ..
  그 부분을 교수님께 상의 드렸다.
  사실, 첫째 아이 얘기는 교수님 만나기 전에 정신과에서 먼저 얘기를 꺼냈었는데,
비뇨기과나 소아정신과에서 많이 처방하고 있다고, 학교 가기 전에 약을 먹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소아 비뇨기과 쪽으로 예약하려고 알아보던 찰라,
교수님이 한 번 데리고 와서 보자고 말씀주셨다.
와……. 이건 정말, 대박 ㅎ
교수님 만만세
  

사실, 힘든 일도 많고, 여전히 남은 숙제처럼 밀린 일들이 많지만 ..
감사한 것은, ‘인정 받음’에 감사하고,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팀원들에게 감사한 것 .
모든 것을 내가 컨트롤 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만족할 수는 없지만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고 서로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 같다 :)
매일 매일 이 축복이 내게 함께하길


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더,

일로 받은 스트레스는 집에 와서 아이들 웃음으로 힐링하고
아이들 육아 스트레스는 회사로 도망가서 업무에 치이며 잠시 쉬어 가고
서로 윈윈!
이게 내가 일하는 가장 큰 이유 :-)

_ 일하는 이유
    특별히 나를 이끄신 이 직장이, 발달장애 아동을 돕는 연구라는 점이 너무 감사하고
    내가 관심 있었던 모든 분야, 영유아 발달, 상호작용, 사회성, 빅데이터, AI 다 아우르는 것!!
    분명 큰 뜻이 있으신 하나님의 큰 그림일거라 생각하고 믿고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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