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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영어공부하기

[어학연수일기] 09 02 04 _ 레벨테스트 결과


  레벨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생각보다 못 나온 것 같아 아주아주 실망을 많이 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했고, 정말 나는 영어를 못하는구나,
 때론 옆에서 말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부추겨줄 때, 으쓱해 했었던 내 모습에 대해 후회도 했다.
 영어를 잘한다는게, 설 알고 대충 때려잡아서 무드에 맞게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동안 배웠던 단어들, 문법들을 잘 활용해서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는 건데, 그 동안은 잘난척만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되지도 않은 영어 실력으로 노력도 안하려고 했던 내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실망을 한 것 같다. 나 왜 이러고 있었지 하는 마음...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지 말아야지.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하고.

 레벨 테스트, 헤드티쳐한테 가서 다시 확인받았다. 오랄이 엉망이었다. 근거 없이 점수를 주진 않았으니깐, 거기에 승복해야 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왜 이모양일까 자책만 하기 보다는, 다시 한 번 기본이 부족한 걸 확인했으니깐 다시 노력할 발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자. 발음, 스피킹, 문법, 리딩... 다 다시 훈련해야겠다. 줄리보다 백배 천배는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정말 차라리 그렇게 확인하고 나니깐 마음도 편하고 내가 뭘 노력해야하는지 볼 수 있고, 잘 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위로하려고 하면서 마음 쓰지 말라고 하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나도 알아. 내가 점수가 높지 않게 나와서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도 상한 것. 당연하지, 아무리 그래도 사람인데..
  점수에 민감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건 중간 단계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내 상황이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그것도 모두들에게 공개되는 건데...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날 속이고 싶지 않아. 난 쿨하지 않아. 그냥 상처가 되면 상처를 받는 것 뿐이야.
 그런데, 그런데.... 그냥, 그냥..... 내가 진짜 그 정도로 엉망인지에 대한 확인이 받고 싶었던거지. 헤드티쳐가 날 미워하나. 하는 마음도 들고, ..

 
10:58분 pm

 아 너무 신경쓰여서 안되겠다. 진짜 진짜 너무 신경쓰여..
 
 아, 문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빈틈이 너무 많고, 어떻게 할건데. 기본적인것만 알고 말할 수 있겠어? 물론 아직 specific한 상황을 얘기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답답하고 답답할 뿐. 말도 잘 안나오고, 문장들도 입에 잘 안붙고. 영어 잘 하고 싶은데...

 그런데 지금은 잘 하는 것보다 내가 쓰고 말할 수 있을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살면서 두 번 다시 영어에만 목을 매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죽어도 안 올 것 같은데, 지금 그 중요하다 중요하다 했던 편집도 미루고, 오로지 영어만을 위해 이 곳에서 지내고 있는데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하고 가면 어떻게 하겠어.

  이제 돈을 떠나서 생각해보자. 내 삶에 있어서 왜 영어가 필요했고, 진짜 영어를 하는 이유가 뭔지. 이 순간이 얼마나 귀중하고 귀한건지 계속 계속 생각해보자. 이런 시간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보자.

 어떤 상황을 어떤 마음가짐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항상 재밌다 즐겁다 하면서 집중하지 않고, 그렇게 쓸데없이 딴 짓 하는 이유는 뭔데. 영어 공부 점점 재밌어지고, 말을 하면 할수록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데, 왜 이렇게 주저하고 있는데, 주어진 시간동안 계속해서 공부하면 되. 따라서 말하고, 외우려고 하고, 한 문장, 한 단어 더듬거리더라도 재밌게 즐겁게... 내 레벨은 상관 없어. 내가 무슨 레벨이든지, 내 기준에서 내 마음에서 맞는 영어를 하면되는거야. 이 순간을 즐기자고. 즐기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