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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영화가 버라이어티해졌다.
'밀양'
전도연의 칸 여우주연상 때문에 더욱 빛난 영화, 그래서 보려고 몇 차례 시도했는데.. 생각만큼 집중할 수 없었다.
서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너무나 평범하고 임팩트 없는 전개들이 지루하게 했던 모양이었다.
설특집으로 해 준다길래 오늘이 기회다 싶어 끝까지 지켜보았다.
본 결과 ... 난 결국 Holy 적인 생각만으로 끝이 .
신앙의 회의를 가졌었다. 논리적으로 비판하고 반박하고, 기독교가 뭐냐 뭐 이러면서 따져들고보니 믿어지는게 없더라.
그냥, 기독교의 이념은 괜찮은것이고, 좋은 것이라,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실천하면 사람답게 살겠구나 이 정도에 머물렀다.
하지만, 나 역시 다시 신앙의 회심이 있었고, 영화 속 전도연과 같이 박수치며 찬양하고 손들고 기도하는 모습이 익숙해져있다. '성령체험'이라고 한다. 어떤 영적인 체험으로, 한 순간에 모든 삶이 변하고, 기쁘고 행복하다.
사실 밀양이라는 영화 기독교에 대해 특히 개신교에 대해 무언가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고 들어서 썩 반갑지 않았다. 회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로선 더 불안했다. 또 잃게 될까봐.
결국 이슈는 이거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사실만 믿으면 모든 죄인은 용서 받을 수 있다는 단순한 한 줄의 이야기로 봤을 때는 굉장히 억울하다. 전도연도 그랬을 것이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살인범이 이미 회개해서 구원받아 너무나 평안한 모습이다. 어떻게 살인자가, 자기가 용서하기도 전에 용서를 받을 수 있어, 그렇게 평안한 모습으로 있을 수 있어.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하지만, '성령'의 사람이었다면 그 역시 기쁜 마음이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미움' 증오는 성령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가지 큰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살인자의 회심과 구원은 종교의 힘으론 가능하다. 인간이 억울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것 때문에 시험에 빠지는 것은 '마귀의 계략'이다.
용서 하러 갈 때까지 전도연의 상태는 어떠한가. 아들을 잃은 슬픔조차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밝고, 건강하다. 활기가 넘치고 섬기는 모습이 있다. 하지만, 시험에 든 이후에는 모든 행동 하나 하나가 마귀의 장난과 같이 변하게 된다. 인간의 눈에서는 이해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열매는 자살 시도이고, '선한 것'으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명확한 명료한 답은 내릴 수 없지만 - 다시 한 번 신앙을 확인하고 간직할 수 있었다. 그 시험에 빠질까 걱정하였던 내 마음을 제대로 붙잡은 것 같다.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교회에서 손뼉치고 울부짖으며 찬양하는 모습이 이해가되지 않겠지만, 그 모든 것이 '영적인 일'이며, 한 번 체험하면 부끄러움은 어디로 갔나 싶을 정도로 변화하게 된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밀양이라는 영화 잘 만들었다.
기독교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왜곡하지 않고, 실제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습처럼 잘 사실적으로 그렸다. 그래서 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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