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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 ,
'내사랑 내 곁에'
하지원을 보면서 '참 천사'다.
아무리 영화라지만,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내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오버랩 되었던 것은 우리 엄마.
아픈 동생을 12,3년은 한결같이 사랑하고 보살피고, 그래서 그랬던지 나의 눈물샘은 자극되지 않았다(?)
울고 싶어서 본 영화였는데,
울컥하고, 가슴 찌릿하고, 울먹이긴 하였지만,
왈칵 울지는 못했다. 감성보다 머리가 먼저 움직였기 때문에,
너무 객관적인 입장에서, 영화에 몰입하지 않고, 그 상황을 생각하고 머릿속으로 영화를 이해했기 때문에,
참 바보스럽게 영화를 보고 나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는게 영화를 보는 목적은 아니지만,)
* 루게릭병 .
팔을 망치로 두드려도 감각이 없고,
팔을 들고 있는 것, 내 다리 하나 움직이는 것도 마음대로 안되고,
온 몸이 마비가 되가면서 의식은 분명하고,
참 사람 할 짓이 못된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산송장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모기 하나 쫓아낼 힘이 없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지켜 낼 수 있기는 커녕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인권조차 그들에게 사치스러운 것인데..
생각하지 않고,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렷한 의식, 분명한 상황판단, 그 동안 살아온 경험에 비춘 감정까지.. 너무 분명한데, 움직일 수 없다.
팔 하나부터 시작해 온 몸, 대뇌의 마비로 감정 조절도 힘들어지고, 말 한마디, 눈하나 깜빡이는 것 조차 그들에게 기적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그들에게 분명히 생명이 있고, 그들 또한 인간이다.
그들로 인해 힘을 얻고 삶의 이유를 찾는 가족이 있고, 애인이 있다.
루게릭 병에 대한 이해와 그들 삶의 어려움,
더불어 나의 몸 하나 하나의 감사함, 손을 움직이고 눈을 깜빡이고, 말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 감사하다.
* 6인실 .
6인실의 설정,
모두가 루게릭 병은 아니었지만, 집중 신경계 치료실이었기 때문에,
9년 째 식물인간, 눈 하나 깜빡이는 것을 기다리는 보호자, 한 때 잘나가던 스케이팅 선수,
그들만의 사연, 그들만의 아픔, 그들만의 어려움이 있었다.
신기할 정도로 그들의 보호자의 지극정성인 간호. 그들의 인내, 그들의 사랑에 감동한다.
자신의 숙명인양,, 정말 그들은 누워서 보호자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숨을 쉬고 있는 것, 생명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그래서 '사람'인가보다.
그래서 존중받아야 하고, 그래서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고,
생명이란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 것인가보다.
* 시체 닦는 손,
예쁜 손,
찝찝한 손,
* 지금을 불살라라.
기적을 꿈꾸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그녀의 가치관은 "지금을 불살라라"
사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지금'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하루를 10년같이 더더욱 행복하게, 사랑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지금, 지금을 불살라라.
한 인간의 끝없는, 이길 수 없는 병과의 싸움,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랑하는 사람.
이러한 설정만으로도 나에게 의미를 주는 건 상당했다.
영화를 어느 순간부터인가, 플롯이며 이것 저것 따져가며 보기 시작했는데,
사실 썩,,,, 그렇게 확......... '와 참 괜찮은 영화다'라고 생각할 정도의 탄탄한 건 없는 것 같다.
뭔가 엉성하고, 뭔가..... 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쨌든 완전 만족은 주지 못하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영화의 메세지가 충분히 잘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김명민과 하지원의 명연기,
그 사랑스러운 얼굴, 그 고통스러운 몸짓,
20kg 감량을 영화를 찍는중에...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참, 연기가 좋았고 - 메시지가 좋았고,
그래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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