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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영화리뷰

[아바타] 웃고 끝낼 영화가 아니다. 인간들의 모습을 반성하자.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 (2009 / 미국)
출연 샘 워딩튼, 조이 살디나, 시고니 위버, 미셸 로드리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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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스오피스 1위, 전세계 흥행, 타이타닉 감독의 대작 .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영화에 관심이 멀어진지 좀 되어서 요즘 하는 영화에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로부터 개봉 전에 이 영화에 대해 들었었다.
 CG와 인간의 조화로, 외계인의 세계에 관한 영화다. 내 관심을 끌기엔 턱없이 부족한 정보였다.
 오랜만에, 영화관에 들렸고, 남들 다 본다는 영화길래 조금 불편한 자리에서 조금 오랜 시간을 기다려 '아바타'를 보게 되었다.
 보고 나온 결과 '와~ 진짜 보길 잘했다!" 

 
 아바타,
 아바타라는 용어와 포스터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왠지 아이들이 즐길만한 시시껄껄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실, 뭐 대단한 스토리를 갖는다거나, 극적인 러브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스펙타클한 액션,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구성, 그리고 정말 인간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너무너무 환상적인 CG, 그래픽이 있었다.
 그보다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영화 '아바타'에서 그려진 철학이었다. 
 
 생태 철학을 기본 정신으로 하고 있는 듯 했다.
 나비족, 인간.. 그리고 인간에서도 두 부류가 있다. 해군과 과학자.
 그들의 뜻은 모두가 다르다. 
 원시인 나비 족은 정말 생태적인 삶을 살고 있다. 하늘에서 온 사람을 한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몇 마리의 동물을 죽이게 된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자, 원시인은 '감사할 일이 아니라 슬픈 일이에요'라고 말을 한다.
 그렇다. 인간을 위해 동물은 죽음을 당했으니, 슬픈 일이다. 왜 우리는 그 생각을 못했을까. 돼지고기를 먹으면서도 맛있다는 생각을 했을 뿐, 그 돼지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혹은 슬픈일이라는 생각을 했었는가? 주위에 했던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는 조금은 특별한 이상주의자로 오인을 받았을 것이다.
 원시인 나비족은 혹여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사냥을 할 때에도 신에게 감사하며, 동물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식을 치룬다. 또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죽이는 것을 훈련한다.
 현대 사람들은 어찌됐든 그들도 동물을 죽여 먹는 것은 같다, 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지극히 결과중심적인 사고를 통한 생각이고, 분명히 프로세스가 다르면 아웃풋도 다르다. 같이 동물을 먹더라도, 그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는 다를 것이고, 또 새로운 인풋은 다르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체계라는 것은 그들은 알고 있다.
 모든 생명체와 교감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꽃 한 송이, 동물들 하나 하나 눈맞춤을 하고 그들의 생명을 존중한다. 그게 우리가 가져야 할, 배워야 할 생태 철학인 것이다.

 과학자. 
 과학자는 이들의 삶을 존중하며 어울려 살 것을 시도한다. 그게 '사회 생태학'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자 이성의 주체로 모든 자연물을 다스릴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의 방식과 생활에서 배운 것으로 인간은 지혜를 얻고 그 균형과 조화 속에서 살기를 자청한다. 아바타의 역할은 본래 그러한 것이었다.

 그런데, 해군들은..... 그들의 룰을 깬다.
 사실 해군들의 모습이 현재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삶이 어떠하던, 그 삶 속의 지혜가 있든 말든 관심이 없다. 그들은 해군들이 보기에 미개한 원시인일 뿐이고, 정복의 대상, 인간이 갖길 원하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 '적'일 뿐이다. 그들의 신성시 하는 나무가 어떤 존재이든 관심 없이 그 나무를 가지고 협박부터 계획하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막무가내로 부수면서 미안한 마음도 갖지 않는다. 미안한 마음은 커녕, 자신의 적을 없애고, 위협했다는 이유로 통쾌해한다. 정복할 때마다 쾌감을 느끼며, 그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인간의 관심사는 오로지 인간이 갖고자 하는 '자원의 가치'에 있다.
 이것이 물질 만능주의고, 산업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생명 혹은 환경의 가치를 소홀히 하며 원주민, 개발도상국인의 삶을 그저 가치 없고 불쌍한 삶으로 간주하는 부자 나라 사람들의 마인드인 것 같다. 그들은 어떻게든 정복해서 그들이 원하는 기름, 영토, 등을 얻기를 원한다. 단지 원하는 것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관심대상이다. 

 영화를 보면서 분노하고 화가 났다. 인간의 모습을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내서, 너무나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그것이 또한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부끄럽고 미안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이 메시지를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인간은 반성해야 한다. 단순히 자연을 훼손하고, 손상시켜서가 아니라.. 그래서 인간이 앞으로 살아야 할 지구가 위태롭기 때문이 아니라, 함께 살고 함께 숨쉬어야 할 우리의 친구들을 무시했다는 어마어마한 죄명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포유류의 한 부류인 인간은 어떤 특별한 존재이길래.. 뭐가 그렇게 잘났길래... 자만심과 오만함을 좀 버렸으면 좋겠다.
 인간이 누리는 과학의 기술, 과학의 혜택은 무지 편리하고 좋다. 하지만 그 과학이 인간만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지구 안에 생존하는 모든 생명의 것이기 때문에.. 이 세상은 그러한 창조 법칙으로 균형을 이루는 것을 기본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사실, 영화를 보고 벅찬 마음을 가지고 블로그를 검색해 보았다.
 오로지, 영화의 기술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대단하다. 기술력, 
 색감이며 하나 하나 모든 것에 감동을 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은 이 영화의 내용을 좀 더 사실적으로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메시지를 놓치면, 안된다.
 내가 감독이라면 .. 애써서 신경써서 만든 기술력 칭찬도 기분이 좋겠지만, 이렇게 신경써서 만든 작품을 통해 한 두 사람이라도 더 깨달음을 갖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영화를 만든 보람을 느끼는 것, 아닐까?


20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