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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日記

20151111

오랜만에 새벽기도

 정말 백만년만인 것 같다.

 요즘 계속 영혼 없어 보인다, 힘이 없어 보인다, 힘들어 보인다 등 ...

 기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잠은 잠대로 잘 자고, 먹는 것도 잘 먹는데 ..

 

 이래저래 눈치보고, 계속 나의 자존감 뚝뚝 떨어지고, 보육 효능감도 떨어지고 ..

 만 3년 채웠는데, 여전히 초임같은 마음에 불안한건 .. 참 어쩔 수 없나보다 ㅠ

 

 첫 해는 초임이었고, 두번째 해는 기관을 옮겨서 초임 같았고, 올 해는 원장님이 바뀌어서 초임 같고..

 늘 적응의 연속이고 ...

 원장님 스타일에 따라 보육 방향, 보육도 달라지니까 휘청 휘청..

 거기에 영아반 경험 없는 메이트들과 함께 하고, 헤드 교사로서의 책임감도 ㅠ_ㅠ

 나는 초임 같은데, 다시 배워야 할 것 같은데..

 내 방식대로 하다가 결국 깨달은 것은 '이상과 현실의 갭'

 내 이상이 높았던 것도 문제였지만, 나의 현재 수준이 낮은 것도 문제 ㅠ_ㅠ

 문제를 직면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고, 특히 외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아프기도 하다.

 그 동안은 '00 탓'을 할 수 있었던 문제였고, 나 나름대로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고 또 그에 대한 해결책 찾는 것을 재미로 느껴왔기 때문에

 그럭저럭 .... 버티기도 했고, 답이 없다 생각하면 가벼이 떠날 준비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문제는 '나의 문제'라고 생각이 들자, 도전도 되면서 한 편으론 내가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었나 싶어 속상하기도 했다.

 꿈만 부풀고, 말만 이빠이인 사람이었나 싶은 생각들 ...

 

 은혜를 받고, 또 기도를 하면서 약한자를 쓰시는 하나님을 마주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면서 인내하자 마음을 먹어도..

 아직 나의 부족함을 직면하고 난 후의 후유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생기 없음, 축 쳐짐, 총기 없음 .. 모두 이런 이유에서 그러한 듯 ...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격려도,

 괜찮다고 해주는 위로도 .. 힘이 없다 ㅠ

 그냥 지금은 내가 내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모습이 더 나아지길 기대하면서 이기는 수 밖에 답이 없는 것 같음.

 

 보육은 참 어렵다.

 그냥 하는 보육은 할 수 있다.

 보육시간 내에 애들 지켜보고, 살펴보고, 안전한 상황 만들어주고 ...

 

 좋은 상호작용,

 개별적인 욕구를 반영해서 안정적인 보육 상황 만들기,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을 적응시키고 또래 관계 만들어주기,

 정말 너무 어려운 숙제이다.

 

 내가 만나 본 만 1세 반 중에 가장 어려운데..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정말 제대로 된 보육을 하려니 더 어려운 것 같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느낌.

 내 안에 실천할 수 있는 능력, 역량이 없는데 끄집어내어 무딘 노력을 하고 있는 요즘.

 

 3년 중에 부모님과의 관계는 가장 좋다.

 영아간의 갈등이 생겨도 교사들을 우선 믿어주시니 너그럽게 넘어가주시고 ..

 부모님들로부터 오는 피드백이 참 감사해서 그걸로 우선 위안을 삼지만 ..

 그걸로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 ㅜ_ㅜ

 

 면담이다.

 준비가 빡세다.

 마음의 부담만 엄청 느끼고 있다.

 이게 지나면 행사가 있을테고,

 행복한 성장 이야기, 사진 정리 ... 한 해를 마무리하고 나면 신학기 준비가 다가오겠지.. ㅋㅋ

 끊임없는 일의 연속,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 말고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있을까?

 내가 더 잘하는 일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수 십번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

 

 그럼에도 내가 이 끈을 쉽게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자리에 던지신 것도, 이런 과제를 주신 것도 하나님이시기에 ...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내게 주어진 쪽대본을 잘 살아보고, '잘했다, 충성된 종아' 칭찬 받고

 다음 쪽대본을 받아 살고 ...

 

 올 한 해, 한 달 남았는데 내게 '잘 살았니? 충성되이 살았니?'라고 하면

 '열심히 살았는데, 힘들었어요. 이게 제 최선이었는데.. 역시 많이 부족하네요.'라는 답을 할 것 같다.

 '잘 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르다',

 힘들게 힘들게 1년을 버티고 있는 요즘, 얼마 남지 않은 20대 ...

 스물 아홉병도 넉넉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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