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고듣고느낌/공연

[Musical] 오 ! 당신이 잠든 사이




 과제를 하고 있는데,
 산더미 같이 쌓아두고, 오늘 해야지 하고 미뤄뒀던 과제들..
 오늘 안하면 더욱 빡센 하루 하루를 보낼 것 같아서 꼭 오늘 해야만 했던 과제들..

 국립중앙도서관을 가려고 떡하니 계획을 세워두고,
 아침에 미그적 일어나서.. 쩜쩜 .. 
 갑자기 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급한 일인 것 같이..
 "오늘 뮤지컬 볼래?"
 도저히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뮤지컬..?"
 시험이 다음주이고, 오늘 해야할 과제도 많은데..
 오늘 꼭 안한다고 큰일 날까?
 결국,,,, "알았어.."
(역시 서론이 길었지만, 어려운 상황에, 급 만남으로 보게 되었다는,
 그것도 학교 CA 연극반 아이들이 보는데, 한 명이 못오게 되어 자리가 남는 것 땜빵,
 남고생들 우르르 있는데 쪼큼 뻘줌하긴 했지만, 그래도. 뮤지컬이라는 점, 언니가 보여준다는 점.)

 
 항상 서론이 길다,

 뮤지컬 보기 5시간 전에 결정하고, 뮤지컬에 대해 쪼금이라도 알아보고 갔어야 했는데, 
 아무 정보 없이 갔다. 어련히 좋은 것 알아봤을까.

 도착해서 보니, 뮤지컬 대상을 받았던 작품에, 으리으리 하다.
 그렇지만, 병원 환자의 얘기이고, 약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제작되었다는 점에
 무슨 내용일까 하는 설렘보다 이상하면 어쩌지? 그냥 내용이 없이 웃기기만 하고, 뭐 감정에 호소하는 그런거면 어쩌지 하는 겁이 났다.

 자리는 두번째 줄, 소극장의 매력이지만, 숨쉬는 소리, 갑자기 등장하는 것 들, 무대 매너들로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것 또한 그랬다.
 가운데 자리에 두번째 줄이라, 배우들과 눈맞춤하면서 보니 정말 생생하고 즐겁더라,
 행복한 행복한.. 뮤지컬,

 밝고 유쾌한 음악에 맞춘 화려한 댄스, 기분좋은 것들..
 날 너무 행복하게 만드는 두 시간이었다. 

 배꼽빠지게 웃게도 만들었다가, 잔잔한 미소를 띄게도 했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도 한... 
 매력적인 뮤지컬이었다.
 대작 '연극'을 많이 보지 못해서인지, 연극을 보고 눈물을 훔쳐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마음이 많이 짠하더라..

 각 가지 사람들의 사연과 스토리들..
 지금 보여지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눈살 찌푸리게 만들고,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자기 마음대로 막사는 것 같지만, 
 "에너지 보존의 법칙"
 뭐뭐, 다들의 사연으로 이루어진 일들이고, 세상 사람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한 두권 안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견뎌낼 만한 역량이 있느냐, 견디기에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냐의 문제이지.
 그렇게 이해하고 보니, 모든 사람들이 사랑스럽다.

 최병호씨도, 정숙자씨도, 이길례씨도..
 그리고 김정연씨도, 또또또.. 베드로씨도.
 닥터리씨도 . 최민희씨도. 
 
 "사랑" "따뜻함"의 전제하에서 보면, 마음이 넓어진다
 베드로씨가 인터뷰에 목숨걸고 또 기부금에 그렇게 열을 낼 수 밖에 없는 것도 
 정숙자씨가 알코올 중독에 까칠한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들을 괴롭히는 것도
 상황만 놓고 봤을 땐 왜 저럴까, 왜왜 사람들이 존중이 없을까 배려가 없을까 하지만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고 내면 속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아 , 그리고.. 또 ..
 생각하게 했던 말 
 "불쌍한 사람이잖아요. 세상에게 버림받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버림 받다. 
 버리긴 누가 버려. 
 그러면 "누구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버림, 왜 나를 쓰레기로 만드는가. 
 내가 누구에게 버림 받을 정도의 '가치'로 매겨질 수 있는 존재일까?
 사람과, 상황은 구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버림, 버림..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진짜 버림 받은 사람들일까.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도, 
 그들을 버린 사람은 진짜로 "버린"것 일까. 
 버렸다 버렸다. 자꾸 마음에서 맴돈다. 
 답은 없지만 계속 생각을 자아내는 말이었다.

 "상처는 깊이만 있지 크기가 없어서 누구 것이 더 큰지 비교할 수가 없대요"

 나는 소중하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
 특히 의사선생님 너무 잘 생겼더라,
 갖가지 이벤트들, 브레이크 타임.. 정말 완소남이야 ^^



 크리스마스 시즌에, 무엇을 볼까 고민고민 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짜 강추 .
 아무 생각 없이, 더 이상의 고민 없이 이 뮤지컬을 선택하길 바란다.
 정말, 정말, 후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함,

 여러가지 면에서 봤을 때 내가 봤던 공연 중에 으뜸, 으뜸 !

 또 보고 싶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