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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영화리뷰

행복한 순간에 달콤함을 찾는 이유.- 앤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감독 민규동 (2008 / 한국)
출연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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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영화라고 해서 한참을 망설였다.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
 어떻게 보면 좋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
 그냥 한 순간에 즐거움, 눈요기만 주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았다.
 
 누군가가 '앤티크 재밌어보이더라, 보고 싶더라. '라고 얘기해서, 솔깃 했긴 했지만, 
 그건 그 사람 취향이고 난 별로라고 생각했다.
 항상 무언가 메세지를 주는 영화를 좋아했으니깐, 

 
 피토나오는 과제를 마치고,
 옥션 1000원의 할인도 마지막 날이고,
 오늘이 마지막 찬스 인 것 같았다.
 시험 보기 전에..
 (기말이 끝난 후에는, 자유겠지만,)

 급 영화보러 가자는 제안에 급 영화 시간표를 알아봤고,
 앤티크랑 순정만화 두 개가 그나마 땡겼는데, 
 순정만화는 매진이구, 앤티크가 그나마 시간이 빨라서,
 (서론은 길었지만, 결국은 진짜 보고싶어서 본 영화가 아니었다는 말, )



 영화 첫 시작부터 헉, 이건 뭐임..?
 게이 영화라더니 첫 시작부터 사랑 고백, 뭐 그렇구나 ... 분위기가 -
 끝까지 이럼 그냥 자버려야지, 뭐 이랬다.
 
 점점 알 수 없는 네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열리는 네 남자의 마음들..
 이제서부터 영화가 시작이구나.

 앤티크라는 케익 전문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였지만 ,
 그냥 단순히 로맨스나 단순히 잘 생긴 남자들이 나오는 영화로 끝이 아니었다.
 아동학을 전공하는 나로써, "정말 중요한 아동기.." 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구,
 그냥 네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 마음이 괜히 짠 하면서 훈훈해지구..

 하나의 목적, 케익을 싫어하지만 케익을 좋아하는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개업한 케익 전문점.
 정말 사랑스럽고 먹음직 스럽지만 먹지 못하고, 좋아할 수 없는 한 사람. 
 모두에게 행복한 날의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케익이지만 그에게는 결코 그럴 수 없는,
 절대 절대 잊고 싶은 기억 속의 하나인..

 네명이 만나 점점 건강해진다.
 각자의 아픈 상처들, 서로 서로 이해햐면서 건강해진다.
 여자만 보면 울렁증이 생겼던 그도,
 남자가 스킨쉽만 해도 몸서리 쳤던 그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보는 내내, 재밌었다.
 감독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 요점을 파악하긴 어려웠지만,
 그건 분명했다.
 게이들만의 세상을 표현해 이해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었고,
 맛있고 달콤하고 예쁜 케익으로 관객들을 꼬시려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잘생기고 늠름한 남자들만의 출연으로 여자 관객을 유도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 설정일 수 밖에 없는 이유들...

 분명히 개연성은 보이지만,
 아직도 선명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아직도 영화 보는 눈을 길러야 하려나, 생각하는 깊이를 길러야 하려나.
 그냥 그냥, 그렇다.
 그렇다고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않고,
 조만간 다른 사람들의 평을 찾아 떠나야겠다. ^^



 영화 속 마지막 말,
 " 인생은 씁쓸하다. 그래서 행복한 순간에 더욱 달콤한 것을 찾는 것이 아닐까."
 매일이 특별할 수 없으니, 매일이 특별하다면 그것 특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잃게 되니깐, 
 그렇지만 달콤한 것으로 위로 받고 싶은 마음, 
 아직도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지만, 그려질 듯 말듯, 뭐 그렇지만..
 영화 보는 순간은 행복했다. 케익과 함께여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