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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영화리뷰

[리뷰] 눈먼자들의 도시

눈먼자들의 도시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2008 / 캐나다, 일본, 미국)
출연 줄리안 무어, 마크 러팔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대니 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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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눈먼자들의 도시,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상상.
 모두가 눈 먼 사이, 눈 뜨고 있던 난 무엇을 깨달았을까.




눈먼자들의 도시.
 평범한 어느 날 오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 남자가 차도 한 가운데에서 차를 세운다.
 이후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남자도, 그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 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 의사들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 불명의 이상현상..
 눈먼 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는 그들을 병원에 격리 수용하고,
 세상의 앞못보는 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모인다.
 그리고.. 남편을 지키기 위해 눈먼 자처럼 행동하는 앞을 볼 수 있는 한 여인이 있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병동에서 오직 그녀만이 충격의 현장을 목격하는데..


 



 단순한 스토리는 아니다.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실제 장면으로 본다면 모두가 충격일 것이다.
 장님이 제일 큰 고통이고 장애라고 하지만,
 그렇지만..
 사람 사는 세상인데 어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끔찍하고 상상하기 싫은 모습들이 그려진다.

 공포영화, 스릴러를 원래 좋아하지 않는다.
 눈을 질끈질끈 감고, 귀를 막아가면서 볼 때,
 흥미진진함을 느끼는 것보다 사람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니깐,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눈먼자들의 도시, 사전 정보 없이 이 영화를 봤을 때 분위기가 딱 로맨스같았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무슨 근거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하지만, 이 영화는 공포영화보다, 스릴러 영화보다, 어떤 영화보다 끔찍하고 잔인했다.
 영화로, 제 3 세계에서 바라보는 나도 이렇게 답답하고 끔찍하고 마음이 아픈데,
 영화 속의 줄리안무어는 오죽했을까.
 
 한숨 자. 눈을 감는게 두려워?
 - 아니, 눈을 뜨는게 두려워.
  눈 먼 사람들 사이에 있는, 단 한명의 눈 뜬자가 칼을 쥐고 있지 않아서, 
 사랑을 안고 있어서 너무너무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어떻게든 권력이든, 무엇이든 쥐고 살 수 있을텐데,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무엇인들 무슨 의미를 갖겠냐만은, 
 정말 정말, 다행이었다. 그 광경을 보는 사람이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병동내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자, 
 모두들 리듬을 타며, 조용히 그 음악을 감상한다. 
 눈먼자들의 왕국이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영화 마지막에서 이런 말을 한다.
 눈이 안보이는동안 자기들은 특별한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그녀는,,, 
 눈이 보이는 그녀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꼭 나에게 던지는 말 같다. 눈이 보이는 나는 무엇을 깨달았을까 . 
 상상속의 공간이지만, 나에게는 꽤 많은 충격을 주었고, 
 정말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간은 존엄하다고 했다.
 모든 인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그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태어났다. 
 태어난 목적이 있는데, 자신만을 위해 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인간의 존엄성, 
 자꾸 자꾸 묵상하게 된다. 
 
 그것을 잃는다면, 지금 1초, 1분의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


정말 작가의 천제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할 거리가 남는, 여운이 깊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