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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딱 내 손에 들어올 책이었던 것 같다.
관심 갖지 않을 내용이었으니까, 별로 읽고 싶은 내용이 아니었으니까.
천국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내 마음을 끌고, 내가 이해하고 싶은 영역은 아니었다.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는 .. 간삼의 부탁으로 다른 조원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였다.
옆에 친구가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천국에 다녀온 3분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 소개를 듣고 덮었다.
그 다음날, 영아부 전도사님을 만났는데 '3분' 책을 아냐고 물어보셨다.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 집에 있어요'라고 답한 후 내 책이 아니라는 것을 부연설명을 하기도 전에 너무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며 꼭 읽어보라고 하셨다.
선물을 전해 주기 위해 스쳐 지나가는 책이었고, 관심도 두지 않고 있었다고 말씀 드리니, 아무래도 그 책을 꼭 소개하고 싶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닐까라고 말씀하셨다.
읽지 않을 수 없어서 몇 장 읽는데, 처음 10 챕터 정도는 천국의 이야기라기보다 얼마나 그 아이가 아팠고, 위험에 처했었는지에 대한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어서 금방 읽다가, 책 주인에게는 같은 책을 다시 사서 선물을 전해주고 나는 오늘 '내 책이 된 3분'을 마저 읽었다.
형광펜으로 죽죽 그으면서 '천국'에 대해 이야기를 읽는데 감동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나의 믿음 없는 모습을 직면함.
사실 읽기 전에도 '천국에 다녀온 아이의 말이 진짜 사실일까'라는 의문을 갖고 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는 것이 차라리 마음 편하게 천국에 대해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했다.
어쩌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기 전까지도 나의 믿음 없는 모습은 그러했던 것 같다.
천국을 다녀오고, 영적인 체험을 하고, 인간의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우면서 경계하고 있었다.
읽는 내내 그런 마음이 드러나자 나 또한 부끄러웠다.
성령 충만해있다고 생각하면서, 하나님 안에 있고 사랑을 느낀다고 고백하면서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천국에 대해서는 이렇게 믿음 없는 모습이고, 다른 누군가의 간증과 고백에 대해 믿지 못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 부끄러웠다.
두 번째는, 우리 가족에게 주신 많은 은혜와 간증들을 기억하게 하셨다.
콜튼처럼 우리 동생 보라도 교통사고를 나서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고비를 겪었다. 그 당시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엄마가 안해주셨지만, 거의 밤새도록 기도하고 엄마와 집에서 자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날들이었다.
어쨌든 나는 동생 얼굴을 거의 2달 동안 못봤던 것 같다. 구체적인 시간은 기억이 안나지만, 꽤 길었던 시간이었다. 집중치료실 면회 시간에도 들어가지 못했으니.. 의식이 없었던 시기도 있었고, 말을 잘 못했던 시기도 있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보라가 살아난 것은 기적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그렇게 생명을 다시 주시고, 10여년이 흘렀는데 우리 안에는 감사가 없어졌던 것 같다.
장애인이 되었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나 감정조절이 되지 않을 때 참 다루기 어려운 보라로 생각하고 우리에게 왜 이런 불행을 주셨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믿음이 흔들렸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이거였던 것 같다. 우리 가족은 기도도 많이 하고 어려서부터 신앙 중심으로 갔었는데 왜 보라를 완전히 낫게 하지 않으시고 치유하지 않으실까, 보라를 왜 아프게 내버려두셨을까.
그런데 콜튼의 고백처럼 정말 죽음 직전의 위기에 갔을 때 예수님은 콜튼의 아빠의 기도를 응답하셨고, 다시 낫게 하셨다는 그 대목.
우리 보라가 죽음 직전의 위기에 닥쳤을 때 힘을 모아 기도하였던 것에 대한 응답,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깨끗한 완치는 아니었지만 말하고 듣고 생각하고 먹고 마시고 움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응답이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모습을 반성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이 콜튼을 지켜주시고 무릎 위에서 가장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셨던 것 처럼, 우리 보라에게 여전히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감사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이 책은 나와 같이 기독교인이면서, 믿음의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천국에 대해 이론적으로 알고 '그렇다고 쳐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인 것 같다.
작은 교회의 작은 도시의 목사가 콜튼의 이야기를 본인도 처음엔 흘려 듣고 의심아닌 의심을 했던 것 처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일 거라는 예상을 했던 것 같다.
콜튼의 말이 왜 사실이고, 이 저자인 콜튼의 아버지는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는지 끊임없이 설명한다.
주일학교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을 콜튼이 알고 있었던 것,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정말 그럴 수 있는 모습들..
만 4살이 알기엔 어려운 개념들, 그 아이의 언어로 표현하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복음의 핵심들 ..
그리고 예수님의 모습을 그린 천재 아이의 그림을 보고 자신이 본 예수님과 같다고 한 부분들 ..
여전히 차라리 개념적으로 이론적으로 우리를 위해 설명해 놓은 책이라면 더 받아들이기 쉬울텐데라는 생각은 여전히 그렇다. 4살 꼬마아이가 영적인 체험을 했다는 것도 그렇고, 천국에 다녀온 것도 여전히 미스테리고 의심쩍은 모습은 꼭 도마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믿음을 구하는 기도를 해야겠음)
그러나 마음에 확신이 있다. 정말 분명한 것은 그 아이가 본 것이 천국이었다는 것!
그가 만난 예수님과 천국에서의 모든 일은 우리가 지금까지 믿고 바라보았던 신앙과 아주 정확하게 맞다는 것!
"세상 사람들이 우리 아버지를 볼 수 있도록 내가 십자가 위에서 죽어야만 했단다(p.158)."
"전 능력이 아빠한테 내려오는 걸 봤는데요(p.174)." "성령님이에요."
-> 이 부분에서 소름이 끼쳤다.
왜냐하면, 난 성령의 능력이나 임재 체험을 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던 몇가지 사건이 있는데 ..
한번도 이런 구체적인 그림으로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도 막연히 성령님이 도와주셨겠지라는 영적 해석만 갖고 있었던 것이었다.
설교 말씀을 할 때 능력인 성령님의 임재를 보았다는 이 어린 아이의 고백이 정말 구체적이면서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그 때 나에게 틀림없이 '능력을 내려주셔서' 이 슬퍼하는 여자에게 대답할 말을 생각나게 해 주신 성령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그런 대답을 스스로 생각해낼 만큼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p.202)."
-> 나 역시 비슷한 체험이었던 것 같다. 우연히라고 이야기 하기엔 나의 기도응답이 확실하였고.. 난 매우 연약하고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세상 말로 '기적'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데, 분명히 그 일이 있은 후 '성령님께 감사하다는 기도'를 했었지만, 성령의 능력이 이렇게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내려오는 거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얼마 전에도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엄마들과 대화하는 중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 하고, 어떤 엄마를 만났는데... 나도 모르게 굉장히 지혜로운 이야기를 하였다. 그것은 나에게도 큰 깨달음이었고, 엄마에게도 큰 깨달음이었기에 돌아오는 길에 '하나님 감사합니다'했었는데...
이런 것 모두 성령님이 능력을 주시는 체험인 것이다.
책 마지막 부분에 할머니의 고백은 이 책을 덮는 나의 고백과 같았다.
콜튼의 일이 일어난 후로, 난 실제로 천국이 어떤 곳일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는 천국의 개념을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그것을 직접 마음 속에 그려본단다. 또 전에는 천국에 대해 듣기만 했지만, 이제는 언젠가 내가 천국을 직접 보게 될거라는 걸 안단다(p.206).
천국을 위해 신앙생활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믿어왔었던 것 같다.
이런 나의 믿음 없음을 안타깝게 보시며 하나님이 친히 여러 경로를 통해 이 책을 소개해주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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