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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

[창가의 토토] 사회에서 원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매력 발견하기.


창가의 토토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구로야나기 테츠코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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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가의 토토 책을 덮었을 때는, 그 토토의 앙증맞고 귀엽고, 자유로움이 묻어나 한 동안 너무 행복했다. 정말 행복한 아이구나,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구나.. 그런데 만약 토토가 내 아이라면, 혹은 나의 반 학생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학부를 마쳤다는 실감이 아닐까 싶다. 그 전에 이런 책을 읽었다면, '왜 이 책이 이슈가 되었을까 반향을 일으켰을까.'하는 의문과 함께 당연한 이야기를 비주류의 이야기로 동화처럼 그려지는 것에 분노 아닌 분노를 섞으며,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토토에게 준 행복처럼, 많은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했을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확고한 생각을 가졌다. 토토가 내 아이라면, 토토의 엄마처럼 교장 선생님처럼 키웠을 것이다. 그 속에 정말 따뜻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찾아 칭찬해 주었을 것이고, 내 반의 학생이라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토토를 사랑해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창가의 토토는 나의 교육관과 너무 맞는 책이었다. 

 창가의 토토는 대안학교의 모습을 그렸다. 공교육의 목적과는 다르다. 얼마 전에 공교육이 생겨난 배경을 알았을 때, 실망했었는데.. 자본주의가 시작될 무렵 국가주의가 생기고, 사회에 충성하는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공교육이 생겼으며, 그 배경 속에는 자본가의 입장에서 순순히 말 잘듣는 노동자를 키우려는 생각도 들어있다는 것에 분노했다. 사회에서 어떤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에 맞게 키우려는 학생들, 그들 스스로의 인격은 무시하고 또한 사회에서 원하는 것은 고분 고분 순종하며 말 잘듣는 학생, 곧 성적이 괜찮으며 혹은 공부라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 착한 학생이고 교사가 선호하는 학생의 모습일 것이다. 토토가 지냈던 초등학교의 시절은 일본에서, 특히 전쟁을 앞두고 더욱 엄격한 공교육을 하려고 하는 시대였을 것이다. 그런 시대에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또한 아이들 하나 하나를 존중하며 사랑할 수 있었던 교장 선생님의 용기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았다. 사회에서 이상한 학교라고 비난하는 목소리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그의 신념, 가치를 잃지 않은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달크로즈'에게 직접 사사를 받아 음악시간에 리드믹크를 했다는 것, 그런 모습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음악교육은 아직도 그러겠지만, 악보를 읽고, 그 악보에 맞게 부르는 것이다. 음정 박자 리듬을 맞추어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또는 조화를 이루면서.. 하지만 리드믹크 시간에는 아이들이 직접 리듬을 익히며 음악을 몸으로 배운다. 리듬에 맞추어 빠르게 걸었다가 천천히 걷기도 하고, 강당 바닥에 음표를 그리며 리듬을 생각하여 크기를 다르게 하여 낙서를 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실습하면서 보았던 우리 나라의 '유리드 믹스'랑 엄청 닮은 모습이었다. 이것 역시 달크로즈의 음악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1940년대에 이런 음악교육을 했다는 것도 놀랍고, 또한 이렇게 음악교육하는 모습을 그려보니 마음이 흐뭇해졌다. (나도 이렇게 교육해야지.!)

 자유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농부 선생님에게 텃밭 가꾸는 것을 배우고, 생명의 소중함을 익히며 언제나 주는 밥만 먹었던 아이들이 코펠로 찌개를 요리하도록 하여 맛있든 맛없든 음식을 만드는 수고로움을 배울 수 있고, 식사는 즐겁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언변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 수영을 할 때는 수영복을 입어도 괜찮지만 입지 않아도 된다는 학교의 방침, 그를 통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수치심을 벗기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한 교장 선생님의 뜻이 묻어나 행복했다.

 아무튼, 읽는 내내 괜찮다. 좋다. 하는 느낌은 버릴 수 없다. 내가 어느 곳에 가든지 이런 마음이 잊혀질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소외되고 뭔가 다르고 특별한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정말의 잠재력을 찾아주고 그것이 설령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과 다를지라도, 어떤 방향으로 키워 사회에서 유용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간으로 키울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세상 모든 교사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토토가 교장 선생님과 혹은 토토의 부모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2009.1.22




토토 넌,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


전쟁으로 학교가 불타는 순간에 교장선생님은 "이번에는 무슨 학교를 만들까"

 

도모에 학원, 좋은 학교! 들어가봐도 좋은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