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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두 여성의 삶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나 자신의 힘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할레드 호세이니 (현대문학,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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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개의 찬란한 태양
 - 카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17세기 페르시아 시인 사이브에타브리지의 시 '카불'에서 따온 것
  카불의 아름다움과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역사, 자신이 태어난 곳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작가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아프간 여성의 내면에서 찾아내고 있다는 사실



 이 책을 골라 들었던 이유는 첫 번째로는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를 잘 읽었었던 것 때문이고,
 두 번째는 이 책 앞에 소개 문자로 "세상의 모든 딸들이 읽어야 할 바로 그책"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적혀 있었다.
 2010년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날개를 뻗으려고 준비중인 내게 도전이 될 것 같아서 골랐다. 마침 '딸'들을 위한 책이라길래.

 소설은 하나의 그럴 듯 하게 지어낸 꾸며진 이야기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수 많은 생각을 떠올렸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것,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의 삶에 대한 것, 여성에 대한 것, 삶의 목적과 같은 것까지..
 무수한 아이디어를 낳게하기 때문에 이 책이 훌륭하다고 찬사를 받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을 쫓는 아이에서 이미 아프가니스탄의 삶의 비애를 엿볼 수 있었지만, 이 소설은 좀 더 잔인하고 좀 더 실랄하게 보여준다. 여성의 삶을 빗대어, 아프가니스탄의 과거의 폭력성을 너무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폭력이 난무하여도 입도 뻥긋 못하는,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평생 손가락질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여인의 삶을 보면서 무엇을 위한 삶인지 그 인간의 존재의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뭐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예전에는 이런 소설을 피해왔었는데, 점점 이런 소설을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깨우치고 느끼고 생각하게 된다.

 반전, 전쟁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중동 지역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어떤 역사를 지녔는지 나와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할레드 호세이니는 더욱 소설을 쓰고 싶었나보다. 소설이지만 소설의 허구성으로 아프간의 이야기를 부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삶에 대해 귀를 닫고 마음을 닫고 지내왔던 것을 반성하게 할 뿐. 전쟁의 잔혹성을 우리는 영화로 즐기고 새로운 무기와 그들의 싸움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구경만 해왔다. 혹은 방종하던지. 그 싸움 한 번에 몇 만명 몇 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또한 그 전쟁으로 수 많은 사람은 가족, 친구들을 잃게 된다. 우리는 그들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곳이 어디가 되었든간에, '사람'에 대한 목숨을 좌지우지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일라는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찾은 후에 그 곳을 떠날 것을 다짐한다. 단순한 향수 때문이 아니라 카불에서 자신의 할 일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교육의 힘이고 또한 라일라가 자라왔던 아버지의 교육 방침과 기대를 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폐화가 된 그 땅에서 자신의 빛을 발하기 위해 안일한 것을 버리고 사명을 다하기로 다짐하는 모습에서, 나 또한.. 왜 내가 움직여야 하는지 그 곳에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마리암, 그 시대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다. 그 때 가장 크게 마리암을 움직였던 내부의 힘은 '자기 사랑'이었다. 왜 그 동안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아껴주지 못했었을까 하는 자신에 대한 반성과 뉘우침, 그리고 마지막 한 순간에라도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나를 사랑해야겠다. 평소에 잘 아껴주어야겠다. 뭐 그런 생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