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마음 읽기 .
엄마랑 한 판, 폭풍이 지나갔다 .
싸운 요지는, 별거 아니었지만..
엄마랑 이렇게 크게 싸우면서 ... 한판 하면서 ...
많은 두려움과 불안이 몰아부쳐왔다.
엄마와 나의 관계에서 나는 엄마에게 계속 사랑을 갈구하고, 그 사랑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둘째.. 사이에 낀 위치.
그걸 떠나서 엄마와 가장 비슷한 성격에, 엄마 말에 제일 말대꾸 잘하고, 엄마를 거스르고 했던터라 ..
어렸을 때도 많이 싸웠던 것 같다.
밉다는 표현도 많이하고 ..
어쩌면 엄마는 정말 내가 정이 안가는 딸일 수도 있다.
대판 싸우고 감정 추스릴 겸 병원에 가면서 드는 생각이 그랬다.
모든 엄마에게 모성애가 자연스럽지 않듯, 모든 딸에게 똑같은 모성애는 아닌 것 같다.
특별히 막내 동생을 대할 때는 좀 더 특별한 사랑이 뿜어져 나오고, 큰 언니에게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사랑.
나는 잘 모르겠다. 엄마도 내가 편한 것 같긴 한데.. 서로 편하니 서로 막말하고 상처주고 ㅠ
한 번 상처 받은 건 어쩔 수 없다.
세 살 때의 트라우마가 서른 세살이 되어도 발목을 잡고 ..
내 아이를 키우면서도 내 감정의 불안감이 드러나면 이상한 사람으로 돌변해버리는 것도 너무 두렵다.
평생 내 발목을 붙잡겠지.
그래도 우리 신랑 상담사가 그랬듯이, 알면 된거라고 ..
오늘 엄마와 다툼에서 드러났던 내 심리 기저에 불안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그 불안을 일으키는 트라우마는 내 평생 발목을 잡겠지만,
그 트라우마때문에 그랬구나,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힘을 주면서 다시 일어나보고 회복해보는 것.
생각보다 정리가 빨랐다.
감정 정리를 하고 나니, 정말 별 일이 아니었고 .. 오히려 엄마의 상황에서 왜 그런 마음이 들고 힘들었을지 이해가 됐다.
우리 엄마, 안타깝고 속상하다.
아빠와의 관계에서 풀지 못하는 것.. 대화하면 할 수록 보이는 엄마의 틀.
엄마도 연약한 사람이라 말 한 마디를 엄마식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 상황을 꼬아버린다.
윽 , 끔찍해 ㅠ
내가 말한 의도와 다르게 엄마는 받아들이고, 서로 말 없이 하는 행동들에서 감정이 드러나고..;;
마음에 없는 소리 하면서 결국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황을 악화시키고 ;;
그러다 입 닫아버려 소통을 끊어버리고
신랑이랑 싸웠던 패턴을 엄마와 싸우면서 똑같이 봤고,
신랑이 했던 말이 무엇인지.. 엄마의 행동을 보면서 똑같이 느꼈다.
내가 엄마를 참 많이 닮았구나.
우리 엄마, 아빠. 정말 좋은 분이신데, 이런 소통의 미숙함으로 관계의 어려움도 겪으시고 힘드시고.. 외로우시고..
도와드리고 싶지만, 내 힘으로 안되기에 이 또한 기도로 맡겨야 하나보다.
아까 헐크가 되었을 때는 하나님은 둘째치고, 정말 기도도 안나오고.
최악의 상황만 생각이 들더라...;
그런 생각 자주 하면 안되는데...
엄마가 100일 된 아기 두고 자살한 우울증 걸린 사람 얘기를 했었는데..
순간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혼자 이 모든 것을 다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벅찼고, 하기 싫었고, 도망가고 싶었고
내 마음에 사랑이라는 것은 1도 남지 않았다.
울고 있는 아기를 보는데 짜증이 났고, 안쓰럽고 어쩔 줄 모르는 것보다 내가 왜 낳아서 이런 고생을 해야하나. 이 고생은 언제 끝일까 싶은 생각의 고리를 물었다.
매 순간 하나님을 의지하라는 말,
난 정말 연약하고 순간 부러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
하나님, 살려주세요..
나도 이런 성격을 물려주어 우리 딸들이 고생할까봐 걱정도 된다.
지금까지는 아주 안정적으로 잘 큰 것 같은데..
또 모르지만 ㅠ
부디 부디, 부디부디, 정말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성격으로 자라길 기도해야지..
우리 가족 중에 아픈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 포함해서 ㅠ
은혜로 ......... 이 성격들로 힘들어 하지 않길........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