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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영화리뷰

[내 아내의 모든것] 결혼하면, 이렇게 되는걸까?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개봉했을 당시에 추천 받고 너무 보고 싶었는데... .
놓쳤다가 최근에 볼 기회가 있어서 보게 되었다.


결혼 7년차,

아줌마의 모습으로 남편을 창피하게 하는 '임수정'
일상이 고달플 것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게 일상적이고 임수정 본연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면,
내가 결혼해도 이렇게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얘기냐면,
처음엔 사랑이라는 감정에 휩싸여 볼 수 없었던 무수한 것들이 일상적인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올거고, 그 부분이 받아들이기 쉬울거라는 보장은 아무도 못한다는 것.
내 온전한 모습을 사랑하고 받아줄 수 있는 천사표 남편을 기대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애써 희생하고 노력하는 남자들도 최근에는 별로 못봤을뿐더러,
어떤 천사표 남편들도 한계가 있고, 선이 있고, .... 내가 이 사람이랑 왜 결혼을 했을까 후회하는 순간이 없을까?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는데,
먼저는 "사랑으로만 충분했던, 충만했던 그 때를 기억하자"
사랑 받기에 충분하고, 매력있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라.
그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생각하고, 생기 발랄하고 너무 멋졌던 그 때.
그런 부분이 지금 삶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그대로 긍정적인가 혹시 나를 괴롭히는 다른 요소로 변하진 않았나.


임수정(영화 속 이름을 기억 못하겠다 ㅜㅜ)이 독설을 퍼붓고 불평하는 모습도 연애할 때는 충분히 귀엽게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그런 불평 불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그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이 변한다는 그 것.
사람의 어떤 부분도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해를 끼치고, 민폐를 끼치는 다양한 예는 있겠지만, 그 요소가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방법대로 지원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어떤 대상을 만나고, 어떤 상황에 부딪히든지, '선하게~'라고 생각하면서 하는 것!!!!!!
내가 미래의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되고, 자녀를 낳게 되더라도 .... 이 부분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성격이 있겠지만, 그 성격과 나와이 인연이 좋냐 나쁘냐이지, 그것을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풀어낼 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그 상대가 나쁜게 아니라 그것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우리가 미숙한 것일 뿐이라는거.



* 사랑, 그것이 정답.

카사노바가 임수정을 꼬시면서 많은 작업을 걸었는데,
나는 그 부분에서도 인사이트가 컸다. 사실 연애를 잘 못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 ㅋㅋㅋ
상대가 원하는 것, 상대가 좋아하는 것, 듣고 싶어하는 말, 그 부분이 주된 관심이고 그 쪽으로 이끌려 가는 것.
미리 알고 맞춰준 부분도 있었지만, 그의 성격, 생각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 이전에 맞장구 쳐주고 비슷한 맥락으로 관심을 이어가는 것이 보엿다.
난 항상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관계는 항상 내 위주였고, 내 관심사 위주엿던 것 같음.
그렇게 해도 맞춰줬던 사람이 있었지만, 내 얘기만 하고는 못사는 것 같고... 그건 사랑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임수정이 임수정 됨으로 살 수 있도록, 그런 희망이 보인다고 하면 어떤 여자라도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
이선균이 놓쳤던 부분은 그런 것이었고, 카사노바 때문에 임수정이 임수정의 매력 넘치는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고 ...
충분히 그 상황에 대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처음부터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나서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상대의 노력도 필요한 것 같다.

영화 속 대사 중에 인상적이었던 한 부분은

버려진 놀이공원 장면에서,
'낡은 상자 열어줄게요'

빨간 중고차를 타고 달려와서,
장롱면허를 꺼냈다고 하면서.....
'내가 문제가 많았던것같아
장롱에서 운전면허 꺼낸 것 처럼
그 안에 꽁꽁 가둬뒀던거 다 꺼내려고
꿈도 꺼내고 희망도 꺼내거 용기도 꺼내고
그럼 조금 괜찮은.언니가 될 것 같지 않아?'



마지막 우동집에서 했던 인상적인 장면,
당신이 외로워서 그랬던 것 같다고.....
나도 외로워보니까 이해할 것 같다고...


그래, 서로 이해하면서 배려하고 생각하는게 중요하지.
임수정이 그 동안 불평불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시처럼 대했던 것은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 때문이었을거라..

사랑 받고 있음이 충분할 때, 그 온전한 매력이 발산되는 것 같고...
웃음을 찾고 여유도 생기고, 생기도 넘치고 ... 너무 당연한 이치인 것 같다.






* 이 영화가 나한테 준 세 번째 인사이트는.... 결혼은 현실이라는 점.
내가 너무 막연하게 생각하고, 이상적인 그림만을 그려왔던 것 같다는 생각.
그래, 좋고 행복하겠지.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닐거야.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 둘이 만나서 한 지붕 안에서 생활하는데,
모든게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좋을까?
행복과 사랑을 꿈꾸면서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게 분명히 필요하겠지.
너무 막연한 이상적인 상상은 금지.

누군가를 만날 때도, 이 부분은 분명히 생각하고 짚고 만나야겠다는 생각.
그냥 나한테 다 맞춰주고 잘해주고, 그냥 '행복'이라는 두루뭉실한 구름만 남겨두지 않기.
현실적으로 부딪히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모르는거니까...... 그런 부분까지 충분히 감당할 각오 하고 만나기. ㅋㅋㅋㅋㅋㅋㅋ
아무나 만나면 절대 안되는 이유 추가.





영화를 보고나면, 그냥 좋다, 그냥 재밌었다로 끝났었는데
요즘은 영화보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다. ㅋㅋㅋㅋㅋ

생각이 많은 여자, 복잡한 여자.
그래서 생각은 좀 정리할 공간이 필요해 ^^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