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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영화리뷰

[영화 - 설국열차] 곱씹어 생각할 거리를 충분히 주는 의미있는 영화.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개봉한 영화 리스트도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 설국열차가 대세라고 해서 무턱대고 보러 들어갔다가 ..... 잔인한 장면에서는 눈, 귀 다 막고 엄청 쫄면서 본 영화.
그럼에도 보고 나와서 "괜찮았다"고 얘기하니까 같이 본 언니가 의아해 했음.

영화 본 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이제서라도 리뷰를 써야겟다고 생각한 것은,
그래도 그 영화가 의미했던 많은 상징들을 잊지 않으려고, 고민한 흔적들을 남겨두고 싶어서... !!
아직 영화 개봉한지 초반이라 완전 다들 기대하고 보는 눈치인데...
영화의 단순한 완성도만 보고 싶다면 별점 6,7 정도로 주고 싶고 ...
의미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면 별점 8,9 이상은 주고 싶다.

설국열차라는 상황 설정은 프랑스 만화에서 모티브로 하였다고 했지만, 그 상황을 가지고 풀어낼 수 있는 다양한 것들, 그리고 고민의 흔적에 대해서는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였음!!


*설국 열차.
- 갇혀있는 그 세계.
1년에 한 바퀴씩 도는 그 세계.
모든 것이 통제되는 그 세계.

눈으로 인해 바깥 세계는 이미 모든게 멸종되었다고 봤을 때, 열차는 세계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었으리라.

그렇게 놓고 생각했을 때 인사이트를 주는게 참 많았다.

먼저는 지도층.
어떤 세계든 '주인'이 중요한 것 같다.
주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주인이 그에게 속한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 세계의 방향은 정해지는 것 같다.

세상의 주인이 자신의 이익과 지도층의 이익만을 생각할 경우에 줄 수 있는 폐단은 어떤것일까 생각했을 때 결국은 '멸.망', '분.열'이 되지 않을까?

적당한 반발을 조정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결국은 하층의 사람들의 불평과 불만, 그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이 살아온 것에 대한 분노는 사그러들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맨 마지막 장면에서 볼 수 있었던 '부품을 대신하던 아이'의 모습은 너무도 끔찍하고 인상적이어서 지울 수가 없다.

인간에 대한 존엄성, 귀함.
그런것들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보이는 것 같았다.

우리 나라의 지도층은 어떠한가, 세계를 움직이는 지도층은 어떠한가.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들이 많은 상황에서의 지도층의 모습들을 먼저 떠올렸고,
이게 정말 생명과 목숨을 담보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극단으로 갈 수 있을지...



* 보수주의, 진보주의.
기능주의, 갈등주의 .

- 어설프게 배운 사회학에서 들었던 용어가 떠올랐다.
"신발에는 위치가 있다. 신발이 머리 위에 올라가면 어떻냐, 우습다. "
그 대목에서 '기능주의'가 먼저 떠올랐다.
신발은 발에 있어야 한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고 맞는 이야기인데....
그 기능을 제대로 해야지 질서가 잡히고, 돌아가는건 분명히 맞는데 ....
인간 사회에 적용했을 땐, 뭔가 씁쓸하고 속상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하층의 인간들은 꼬리칸에서 살아야하는게 처음부터 그런 운명이었기에 당연한거고,
상층의 인간들은 그 상황에서도 스파를 하고, 스시를 먹고, 스테이크를 먹고.... 그건 그들의 운명이기에 당연하고...
적당한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하면 물론 갈등은 없겠지만, 그게 과연 옳은 것일까?

그래서 출발하는 것이 '갈등주의'.
반란을 일으키고, 사회를 개혁하고자 하며, 끝없이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그들이 누리고 있지 못한 입장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상위층의 논리가 있겠지만,

무튼 사회학에서 얘기하는 '기능주의', '갈등주의'를 놓고 봤을 때도 정답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인 것 같다.
권력을 거머쥐고, 상위층의 자리에서 얼마나 달콤한 생활을 했을까.
그들의 인생은 부로 인해 누리는 것으로 충분할까?
그들이 누리는 것의 10분의 1만 하위층에 나누어줘도 사회가 큰 무리가 될까?
함께 사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일까.... ?
74%의 사람을 죽여가며 인구 구조조정을 감행해야하는게 어쩔 수 없이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이었을까?

정말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밖으로 나가자'는 주장을 할 수 밖에 없는,
' 다같이 죽자'는 결론 아닌 결론으로 보이는 그 현실이 맞는걸까?
우리가 취해야 할 최선은 무엇일까,

바깥은 정말 죽음을 상징하는 곳일까?
뭔가 해결되지 않은 고민들이 마음에 응어리처럼 남아 곱씹게 되는데....
참 ,,,, 그렇다.

(영화 리뷰가 참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