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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지혜/어린이집 이야기

적응 후 , 4월 3주 지내면서 ..

 

 

 참 감사한 것 같다.

 

 우리 15명 아가들이 잘 적응하고 있고,

 교사들을 믿고 많이 따라준다는 것 자체에 감사할뿐 .

 

 부족한 점이 많고, 실수도 많지만 ...

 그들을 향한 진심이 있기 때문에 정말 아이들이 알아주는 것 같다.

 

 난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온다.

 

 교사라는 직업은, 부모에게 서비스를 하는 직업이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는 직업이라고.

 

 특히 영아반 교사는 그들의 인격 형성이나 전인적인 발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데 ..

 그 사람에 대한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거.

 

 누리반 교사 제의도 있었지만, (경력 2년차임에도 ㅠ)

 영아반에 뜻을 가지고 굳이 누리 수당 포기하고 영아반을 선택한 것은

 내가 자질이 부족하고, 유아반이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영아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반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만1세반부터 키워가면서 그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정말 감사하게, 아이들이 알아차리는 것 같다.

 난 부족하고 진짜 형편없는데..

 내가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서 .... 그래서 ... 아이들이 나로 하여금 위로를 받고 엄마 대신의 사랑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등원하면서 밝게 웃으며 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찌나 감사하고 귀하던지..

 물론 엄마랑 헤어지는게 슬퍼서 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비교적 금새 그치고 놀이에 집중하는걸 보면 ... 엄마가 제일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더 못해준것에 대한 마음이 못내 있고, 내 게으름으로 아이들이 누려야 할 최고의 보육과정을 못누리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해서 아이들에게 더 좋은 걸 못해주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있다.

 

 기술적이고 화려한 것은 해줄 수 없지만, 그들한테 해 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것, 내 진심을 다해서 사랑해주고 ... 정말 예쁘게 아름답게,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키우고 싶다.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가르치면서, 또한 그들이 원하는 욕구를 들어줄 수 있는 교사 .

 허용된 그 틀 안에서 자유하게 클 수 있도록 마음껏 지원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안전이나 위험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지하도록 가르치고,

 또 마음껏 탐색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싶다.

 

 어떤 울음에 대해서는 무시하면서 ,

 어떤 울음에 대해서는 정말 정성 가득하게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품어주기도 한다.

 그게 일관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울음이 가진 그 아이의 목소리 마음을 알아차리는거다.

 

 

 처음엔 왜 우는지 몰라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

 엄포도 놨다가, 들어주기도 했다가 ... 그랬었는데 ...

 결국은 "날 사랑하세요?"라는 질문 같았다.

 

 

 요즘 많이 우는 아이가 있는데, 정말 정성껏 안아주면서 쓰다듬어주면서 ... 많이 속상하지, 왜 속상한지도 모르면서 눈물만 나고 짜증만 나고... 너도 참 많이 힘들겠다 ....

 선생님도 네가 너무 많이 울면 힘들지만, 너도 힘들거야. 울지 말고 놀아볼까?

 그래도 계속 울면, 울음이 그칠 때까지 다른 자세로도 안아줬다가 풀어줬다가.. 걸어다녀보면서 기분 환기도 시켜줬다가...

 막무가내로 울던 아이가 어느 순간에 뚝 그치고 놀이하는 모습도 보인다.

 아무래도 동생이 두달 후면 태어나는데 그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나도 둘째라 동생에 대한 어려운 마음이 왠지 공감이 되어서 더 애틋하게 안아주고 품어주었는데 ..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았다.

 

 

 어느 아이는 안아달라고 우는데, 처음엔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 줄 알고 ...

 계속 안아주고 업어주고 ...

 결국은 이건 아니다 싶어 어머니랑 얘기를 해보니, 안아달라고 보채는 것이었다.

 단호하지만, 그 아이의 욕구를 무시할 수는 없어서 무릎에 앉힌다던가 ,기대는 정도까지는 허용하면서 울더라도 어느 정도 무시하였다.

 완전히 무시하는 건 그 아이에 대한 존중이 아닌 것 같아서 ...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었다.

 "네가 선생님한테 안기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아. 속상하지, 힘들지? 선생님 무릎에 앉아보자. 지금 안아줄 수는 없어."

 화를 내고, 성질을 내는 것 보다 그 아이의 안아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계속 설명하면서 그러나 그 안아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눈빛을 보며 얘기를 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애정표현을 해주었고, 쓰다듬어주었고, 울 때라도 눈을 마주치며 따뜻한 눈빛으로 위로해줬다.

 

 사실 아이들이 울면, 나도 짜증이 나고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그만 울어!"라고 다그치고 "뚝!"이라고 할 때도 있다.

 울음으로 풀려는 아이, 울면 다 들어줄거라고 생각하고 우는 걸로 고집피우는 아이 ...

 근데 그 울음이 결국 아이들에게는 의사표현이고 언어인건데...

 무조건 "조용히해!"라고 하는건 옳지 않은 것 같아서 ...

 또, 울었다는 이유로 내가 화를 내는건 옳지 않은 것 같아서 ...

 정말 끊임없이 인내하고 참으면서 ...

 

 가끔은 마음껏 원하는대로 울라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울어도 안되는건 안되는건데... 그 울음이 끝을 볼 때까지 마음껏 울도록...

 그런데 교실에서 그렇게 울면 다른 친구들이 영향을 받으니까 교사실에 데려가거나 밖에서..

 절대 엄포를 놓고, 화를 내면서 방임하는건 아니다.

 "속상하지? 그런데 지금 울면 다른 친구들도 속상해진대. 나가서 울고 오자."라고 하면서 데리고 나가면...

 처음엔 계속 울다가, 울어도 반응없는 교사를 대면하게 된다.

 그렇다고 화를 내거나, 자기한테 관심이 없는 교사가 아니라 .... 기다리는 교사의 모습으로 그 아이가 힘들거라는 거 알지만, 안되는 타협점에 대해서는 그 아이도 좌절을 충분히 경험해야하는거니까.

 

 울음이 '힘'을 가진 건, 아니니까.

 

 

 울음으로 초점이 맞춰져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썼지만...

 

 

 

 지금까지는 다행히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잘 대처해온 것 같다.

 그리고 ... 우리 반 교실 상황도 잘 지켜주시는 것 같다.

 

 아이들이 이렇게 예쁘게, 안정되게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하고 감사하다.

 정말 정말 정말 감사 포텐 쩔어.

 

 

 내 능력 밖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일기를 쓰려고 시작한 시점에는 ...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냐면 ....

 

 우리 반에 민원이 들어왔다며 학부모 대표랑 주임선생님이 얘기를 하셨는데..

 그게 너무 불쾌해서 어린이집 교사들한테는 그렇게 대하면 안된다고 학부모들한테 한 마디 하고 싶었다.

 민원이 우리가 아이들한테 소홀하고, 교육적인 부분이 부족하고 엉성하면 부족한 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노력하겠는데,

 사실은 수첩 자세히 써주고 자기 아이한테 손이 더 가고, 양말 바뀌는 거, 로션 안발라주는거... 뭐 그런거니까 ㅠ

 그걸 잘 못한거에 대해 떳떳한 건 아니지만,

 15명을 한 공간에서 지내다보면 전체를 봐야 할 타이밍도 있고 ... 사실 보육시간 내내 아이들을 위한 관점으로 모든 걸 생각하지, 그렇지 않은 적은 없는 것 같다. 나 뿐 아니라 메이트 교사 모두 ..

 아직은 혼란을 겪고 이것 저것 눈에 안익어서 실수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는 정말 아이들한테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자기 아이한테 그게 덜 가는 걸로 느껴진다는 이유로 그렇게 대하는건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 ㅠ_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

 "교사는 부모에게 서비스 하는 직업이 아니라 그 아이들을 키우는 직업"이라는 거!!

 

 4월을 지내면서, 생각보다 평안하게 흘러가고 아이들이 잘 지내주는 것으로 자신감 완전 상승하고!!

 교사로서 효능감도 늘고 있는데...

 부족하지만, 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잘 하고 있구나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

 엄마들의 그런 반응은.... 결국 자기가 대접 못받고, 자기가 관심 못받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그런 뒤치닥거리까지 신경쓰려면, 사실 아이한테 가는 손, 정성 덜 가고 엄마들한테 더 에너지를 쓰면 된다.

 근데, 난 그러고 싶지 않다는거

 

 이게 고집일수도 있지만...

 부모랑 교사의 관계는 협력 관계가 되고, 아이를 위해서 함께 가는 관계가 되어야지..

 부모를 위해서 뭔가 굽신 거리면서 하는 관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초중고등학교 교사가 부모가 이렇게 해달란다고 교육과정을 바꾸고, 또 수첩 더 자세히 쓰고 ... 그럴까?

 보육교사도 마찬가지다.

 정말 4년제 대학교 나와서, 대학원까지 다녀가며 어린이집에 간게 부족해서 간게 아니라는 것.

 나 뿐 아니라 다 그렇다.

 

 대충 보육교사 자격증 따서 대충 일하시는 분들 때문에 다같이 사회적으로 편견이 있고, 낮은 대우를 받는 것 같아 너무나도 속상하지만..

 그런 대우를 받는다고, 내 자신이 바뀌지 않는거니까.

 분명한 보육 철학과 아동관을 가지고, 사명감으로 일하는데..

 요딴식으로 태클걸고, 빈정상하게 하면... 정말 나쁜 마음 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엄마들은 교사한테 잘해야한다. 

 교사한테 요구사항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자기가 돈을 주고 산 베이비 시터가 아닌 이상 교사한테 그렇게 대우하는건 정말 아닌 것 같다.

 1:5, 비교적 적은 아동을 보육하지만 그건 연령 특성 떄문인거고...

 우리가 기저귀 갈고, 아이들의 밥풀 떼어주고 ... 밥 먹여주고.... 이런 일 한다고 '애 돌보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불쾌할 것 같다.

 기저귀 가는 것, 밥 먹는 것, 일상 생활 하는 것이 그 아이들의 삶이기 때문에 그 삶을 존중해서 하는 것이지,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사로서 대우해주고, 아이에게 정말 최상의 보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사를 지원하는게 현명한 부모의 자세라는 생각.

  자꾸 그런 식으로 대우하면 ... 정말 >_<

  때려칠까도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그 엄마의 개념을 바꿔줘야지.

 

 그 엄마, 내가 상담해야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