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듣고느낌/책2009. 8. 23. 01:50


미디어의 이해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마샬 맥루한 (커뮤니케이션북스,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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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미디어에 관심을 가지고 영상 만드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관심있게 만났던 책이다. 
  요즘 시끄러운 ‘미디어 악법’에 대해 아무런 이해도 없어서 막연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미디어에 대해 배우면서 알아갈 수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나의 기대는 무너졌다. 한 글자 읽어 내려 가는게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분명히 한글을 읽고 있음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나의 이해력과 독해력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하기 전에 한국어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머릿속을 스쳤다. 책을 읽다 덮고 다른 사람들이 읽은 리뷰를 찬찬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 책의 중심이야기는 무엇이며, 내가 얻어야 할 정보는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했는지 읽어보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평소에는 책을 먼저 읽기 전에 리뷰를 읽는 것이 나의 생각 방향에 많은 방해를 한다고 생각하여 꺼렸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대체로 어렵다는 평에 내가 평균 이하는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이 책에서 진짜 말하고 싶고 놓치면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얻은 한 마디를 뽑으라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일 것이다. 평소에도 어떤 미디어든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 속에 중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미디어의 방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명확하게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한 마디로 이야기 한 것이 놀라웠다. 사실 이 말을 들었을 때, 미디어법과 관련지어 왜 미디어가 메시지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지, 그래서 미디어법이 왜 위험한지에 대해 생각 할 수 있었다. 한편, 우리가 기술이 낳은 도구를 비난하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죄를 문책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을 때, 또는 어떤 구절에서 모든 매체, 미디어들이 사람의 연장선에 있다고 하였을 때,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그것들의 내면 이다는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말은 ‘선한 영향력’과 ‘선한 도구’이다. 종교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가 나라는 것과, 나를 통해 미치는 영향력이 선해야 할 것이 나의 가장 중심에 있는 가치관이다. 그런 관점에서 어떤 미디어이든 영향력이 있고, 그래서 미디어는 도구라는 점을 이야기 할 때, 이 책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봤다. 미디어 쪽에 관심을 가지면서 학교 방송국에서도 활동을 했었지만, 그 때 방송에 느꼈던 가장 큰 메리트는 '영향력‘이었다. 심지어 일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방송국에서도 말 한마디 옮기는 것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그 말 한마디의 뉘앙스에 따라 편이 갈리기도 하는데, 메시지를 옮기는 도구가 크면 클수록 미치는 영향력은 방대할테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더 두려워하는 것도 이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무지한 사람들은 TV 앞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스며드는 메시지에도 깨닫지 못하고, 세뇌를 당하고 있을테니 그래서 더더욱 무서운 것이 미디어라는 것.

1980년대에 쓰여진 책, 20년이 훌쩍 넘었다고 보기에 그 감각이나 예지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때의 미디어는 문자, TV, 라디오에 국한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미디어는 인터넷 매체까지 포함한다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더욱 클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 작가는 미디어의 영향을 무의식중에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을 벽이 없는 감옥 속에 가두는 셈이 된다고 말하였다. (p23) 그리고 하나하나의 미디어는 다른 미디어와 다른 집단을 패배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에는 이러한 현상이 예술이나 오락의 세계에 한정하지 않고 수많은 시민전쟁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핫한 미디어, 쿨한 미디어 - 어감은 이상하지만 관객의 참여도와 감정이입도에 따라, 자료 충족도에 따라 나뉘는데, 이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유중에 하나도 역시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지 않고,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속에 담고 있는 메시지와 왜 작가가 그런 장면을 선정했었는지, 단순한 오락으로 그치기보다 관객 입장에서 해석하고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드라마를 좋은 드라마라고 평가한다.

이번 책은 어렵긴 하였지만,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트여주었고, 미디어 법에 대한 이해를 많이 도와주었다. 한 층 지식이 넓어지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다.


Posted by 기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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