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듣고느낌/책2009.08.23 00:58

 
수학의 확실성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모리스 클라인 (사이언스북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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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의 확실성,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내가 이 책을 읽어야 하나, 이 책을 읽고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하였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다른 전공 서적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첫 장 펼치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더구나 대학교 들어온 이후 수학을 접할 기회도 없어서 '수학의 확실성'이라는 책 제목이 나에게 가져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뜻 밖에 이야기를 꺼낸다. 

 가장 확실하고 기초적인 분야라고 믿어왔던 수학이 확실한 것이 아니라면? 

 수학은 많은 학문의 도구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기초 과학부터 응용 과학까지, 이 시대에 살면서 수학이라는 학문의 도움 없이 살아가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것이다. 모두가 진리라고 믿고,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수학"이 여러개의 수학으로 존재하고, 이 역시 다른 학문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인 진리,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이 감각 기관으로 경험한 것을 사고한 경험 과학이라고, 사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반인인 나에게도 큰 충격인데, 수학을 기본 전제로 하고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대재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수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수학의 창세기부터 수학이 발전되어 온 과정을 쭉 서술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수학적 개념들을 떠올려가며 학자들의 연구와 그 연구가 가졌던 의미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 의미가 있었다. 특히, 종교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수학적인 개념, 수학학에 대한 것 보다 수학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신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 외부 세계를 탐구하는 주된 목적은 하느님이 세워 놓고 수학의 언어로 우리에 계시한 합리적인 질서와 조화를 발견해 내는 것이다."(요한네스 케플리)
 "과학은 신에 대한 일종의 예배 행위이다. 우주의 구조를 밝혀 냄으로써 하느님의 지혜를 만천하에 알릴 수 있다.(뉴턴)"

 뉴턴이 인류 과학에 미친 영향은 말 할 수도 없이 클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초점은 여기가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뉴턴이 과학적인 사실을 발견하고, 우주 법칙에 대해 설명하고자 할 때, 하나님의 지혜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었고, 또한 그것을 알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다는 대목, 모든 인간이 완벽을 추구하고, 완벽한 신의 영역을 넘보고 있지만, 그 또한 진리를 추구하며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하나의 뜻으로 생각한다면 신 역시 기특하게 받아들일 것 같은 생각을 하였다. 
 뉴턴 이후로 수학의 위기를 맞으며 수학자들은 그동안의 성과가 하나님의 것이 아닌 인간의 것임을 알았고, 과거의 성공은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새로운 성공이 노력을 맞아주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떤 것이 진리인지 확신 할 수 없고, 우리가 진리라고, 하나님의 지혜라고 밝혀낸 것도 오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완전함을 찾기 위해 일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고, 그것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 책을 수학을 불변의 진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일반인에게, 읽기 쉽게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자세하게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문화, 정치, 경제 등 수학은 인간 주변 곳곳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수학의 확실성을 '수학에도 여러가지 담론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며 흔들고 있다. 즉 저자는 인간 정신의 한계 때문에 생겨나는 비극, 대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수학의 한계에 대한 치부를 밝힌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진리에 대해 알리고 싶은 노력이었을까. 정말 완벽한 완벽을 꿈꾸는 것은 인간의 욕심이고 허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이 정도의 기술을 누리고 사는 것 또한 한계가 있는 수학에서 얻었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학은 마치 나무처럼 성장한다. 작은 뿌리에서 시작해 위로만 올라가지 않는다. 가지가 위로 뻗어 올라가고 잎사귀가 자라는 만큼 뿌리는 밑으로 파고 내려간다. 수학에서 근본적인 연구에 관한한 최종적인 완성이란 있을 수 없으며 따라서 첫 시작점도 없다. (p548.클라인)

 통찰력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난 과오를 반추해 보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정의이라고 생각했던 유클리드에서 무너져 버린 수학의 확실성. 잃어버린 확실성으로 인간은 불안해 하고 있지만, 이런 불완전이 있기 때문에 완전을 추구할 수 있고, 그래서 더 나은 발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좋은 징조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뉴턴 갈릴레이와 같은 위대한 학자들이 했던 고민을 감명 깊게 생각하며, 본질적인 의문 없이 겉핥기의 학문을 하고 있었던 나의 모습, 이 시대의 많은 대학생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Posted by 기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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