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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

[과학콘서트] 쉽게 풀어 쓴 생활 곳곳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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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콘서트, 책의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낯설음이 먼저 들었다. 콘서트라고 하면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사실 과학이 나에게 그런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과학을 즐겼고, 물리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 과학은 나에게 멀고 먼 존재였을 뿐 나의 실생활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다. 과학은 학문으로써 즐길 수 밖에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콘서트라는 단어와의 조합이 너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저자는 처음 들어가는 말에서, 이 책을 쓴 이유가 세상과 가까운 학문을 하고 싶어서라고 얘기한다. 그 말에 공감을 하면서, 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보게 되었다.

 세상과 가까운 학문은 즉 사람과 가까운 학문이라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모든 세상은 사람과 관련이 있다. 나의 가치관은 그렇다. 어떤 학문이든 사람과 떨어져 할 수 있는 학문은 없다고, 핵개발을 하더라도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이고 언어학이든 철학이든 정치학이든 좀 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그렇지만 실상으로 이런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모순되는 점도 많고, 실제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을 만나도 이런 생각으로 과학을 즐기고 있는 사람은 만나보기 어려웠다. 특히 물리학은 더 그랬던 것 같다. 학문이 그 자체로 학자들의 낙이 될 뿐, 물리학이 사람들과 가까워지기는 더더욱 어려운 학문이었던 것 같다. 이 물리학을 전공한 정재승씨는 “복잡한 사회 현상의 이면에 감춰진 흥미로운 과학이야기들을 독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쓰여졌다”라고 이야기 한다. 카오스, 프랙탈, 지프의 개념안으로 그럴 듯하게 설명하고 있다.

 인상이 깊은 몇 가지 과학 이론들이 있었는데, 1악장, 매우빠르고 경쾌하게에 소개되어 있는 부분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케빈 베이컨 게임,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은 모두 아는 사이라고 소개 된 이 이론은 사실 얼마 전에 친구가 언급을 했지만 정확한 이름과 실험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막연히 여섯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래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던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봤는데 요즘 친 언니가 교회를 서울로 다니면서 연예인을 알고 있는 스타일리쉬나, 아주 높은 검찰직에 있었던 변호사분들을 한 다리 건너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따지니 나도 두 세다리만 건너면 그 사람들을 아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두 세다리 건너 알게 될 무수한 사람들을 여섯다리 안을 통해 알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하니 매우 흥미로웠다. 이렇게 이 책은 내 삶에 적용을 하면서 읽을 때 더더욱 흥미가 더해지는 책이었다. 이런 이론을 다른 지인에게 그럴 듯 하게 설명을 하였더니 굉장히 신기해하였다.

 이 책은 한 편으론 나의 상식과,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높여주는 책이었다. 과학, 멀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내가 생활과 연관지어 관심을 갖자면 끝도 없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폴락의 그림, 서태지의 음악,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웃고 있는 웃음, 백화점 설계, 금융 등 과학의 심도 있는 탐구를 통해 파헤쳤을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나의 개념을 많이 깰 수 있었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덩달아 세상을 바라보는 틀 마저 바꿀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책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