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왜 이렇게 골이 났었을까.
여드름 약 먹었던 것도 후회하고,
수영장 괜히 잘못가서 얼굴 난리났나 싶기도 하고,
서울로 실습 온 것도 후회하고,
혼자 설레발 친 것 같아서 마음이 그렇고,
왜 하필 영아반, 그것도 교사 한 명이 공석인 반.
으악, 뼈꼴빠지겠구나,
얼굴 계속 신경쓰여서 아이들이 거부감 가지면 어쩌지,
왜 하필 실습 첫 날에, 일주일쯤 된 후였더라면 말씀드리고 병원이라도 갔다오지.
여섯시 반에 끝내주신다면서 왜 회의는 끝날 줄 모르고,
피부과 달려갔더니 2분 늦어 진료 못받고.
만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는데,
잘왔다, 잘했네, 괜찮겠다. 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더라 .
왜 그랬을까.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괜찮은데.
영아반 아이들이어서 내가 줄 수 있는 사랑이 더 크고,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한 마음, 기분 좋은 마음.
애들 웃기는게 내 사명이라 생각하고 온 몸을 던질 수 있고 .
만 1세, 3살꼬마 . 아직 배변훈련도 되지 않아 엉덩이는 대빵만하고, 말 한마디 하는 것이 대견스러운 우리 꼬마들,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입에 붙지 않아 가끔 '엄마'라고 부르기도 하는 우리 꼬마들,
진짜 엄마가 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퍼 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오늘 하루도 무지무지 힘들었는데, 화장실 청소에, 무거운 짐 나르고, 한 시간 남짓한 청소에, 청소 청소 청소.
그래도, 그래도 기분이 좋네 ^0^
아직 이틀째여서 그런가?
4주 후에 언제 그랬냐, 그럴까?
그래도 기대된다 4주. 4주 너무 짧다 짧아,
어제는 9시 반에 바로 뻗어 10시간 남짓을 자고 일어나서 출근했는데,
이틀만에 적응하고 원래 페이스대로,
나도 참 강체력이다. 어쩔 수 없나봐. 어쩔 수 .
어쩌면 좋아, 이렇게 힘이 좋아서 .
내일도, 아이들 볼 생각에 기분좋게 출근,
내일은 견학간다는데, 밖에 나가면 더 들떠서 말 잘 안들으려나?
근데 그 나이는 말 안들을 나이인데, 말 안듣는다고 뭐라고 하면 어떡해!
난 , 그 꼴 보기 힘든데 ...
아동학을 너무 제대로 배웠나봐. 몸 힘들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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