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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

[리뷰] 관계적 사고만이 살 길이다. -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어쩌다 우리사이가 이렇게 됐지 상세보기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요즘 어떤 집단과의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책 소개를 보면서 내가 이 책을 보면 참 좋겠다 싶었던 것은, '관계'에 대한 고민 뿐 아니라, 이성호 교수님께서는 교육학 전공이시면서 부모 교육에 관심을 갖고 많은 강연을 하셨던 분이라서 더더욱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안그래도 아빠가 이 책 제목을 보더니 마음에 들어하시면서, CBS에서 강의하는 것 보고 참 재밌는 분이시면서 마음에 와닿는 말을 잘 하시더라고 얘기 하시더라고. 책 제목도 마음에 들어하셔서, 리뷰 쓰고 아빠한테 빌려 드릴 참이다. 아빠가 읽으시면 참참 도움이 되실 듯, ^^


 
 어쩌다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지,
 이 책의 초점은 "관계성"이다.
 단순히 관계가 인간관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관계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만, 인간관계를 포함한 모든 것과의 관계, 사물과 사물을 연결시키는 관계, 사물과 사고, 창의력 등을 떠올리는 관계 등 모든 관계를 포괄한다.
 그 관계를 키우기 위해서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고,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넘쳐나는 놀잇감, 정보 때문에 아이들이 사고 할 시간이 없다.

 인상에 깊었던 것은, 부족과 결핍이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사고할 힘이 없다. 부모가 다 떠먹여주고, 답을 제공하니까, 놀잇감도 충분해 뭐하고 놀지에 대한 고민은 어떤 놀잇감을 갖고 놀까이지, 무엇을 만들어서 어떤 놀이를 창작해볼까는 아니라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돌멩이 하나 가지고도 잘 놀았던 것 같은데, 인형도 장난감도 많이 있지 않아서, 바비인형 하나 사주시면 옷도 만들어 입히고, 인형 집도 만들고 놀고 때로는 소꿉놀이를 하면서 온갖 집안 살림을 이용해 놀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완전한 장난감들이 제공되니까 아이들에게 놀면서 키울 수 있는 창의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멘토링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가 생각났다. 수학을 좋아한다고 아이 스스로 얘기한다. 하지만 그 아이는 객관식은 풀면서 조금만 긴 문장의 응용문제가 나오면 문제 길이만 보고 못푼다고 고개를 젓는다.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어도, 문제를 읽고 사고하기 자체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할 방법을 몰라 문제를 다 해석해주고 식까지 써 준 다음에서야 답을 내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단순 계산은 계산기가 더 잘하는 것이고, 아이가 수학 문제를 통해서 얻는 것은 계산력보다는 사고력인데,, 나도 수학을 좋아했지만, 계산한 후 답을 맞추었을 때의 쾌감보다 응용 문제를 내 나름대로 식을 세워 답을 맞췄을 때의 쾌감이 더 컸던 것 같고, 그 맛에 수학을 즐겼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또 필자도 "텔레비젼"을 바보상자라고 비유하면서, 아이들이 티뷔, 인터넷 등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다. TV는 점점 더 자극적일 수 밖에 없다. TV와 아이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마냥 TV에서 주는 정보를 바라보는 '관찰자'밖에 되지 못한다. 수용자, 수동적인 활동을 통해서 아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TV가 주는 정보와 재미 뿐이다. 그 정보를 조직해서 아이들 것으로 만들기에는 TV라는 매체는 너무나도 불완전하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 이유가, 단순히 글자를 많이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상상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로 소화하고, 그것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고 하는 건데.. 참참, 그런 과정으로 이끌기에 부모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책이 필요한 것이고, 그래서, 부모교육이 필요한거고 !!

 교생실습을 나가면서, 멘토링을 하면서, 아이들 청소년들을 많이 만나봤다. 나와 지금 중고등학생과 많은 나이차이가 없어서 비슷한 문화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초등학교 때 컴퓨터가 보급화되었으니, 그래도 나는 문명의 혜택을 지금 중고등학교 애들보다 덜 받았고, 지금 중고등학교 애들은 그래도 지금 초등학교 애들보다 문명의 혜택이 어두웠을 것이다. 점점 문명이며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정보들이 넘쳐날 때, 그 정보를 어떻게 조직화하고, 잘 써먹는지, 그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다.


 # . 훗날 어디에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관계지음을 할 때, 멀리 보고 크게 보고 하라고 하는 말, 언제 어디에서든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것이니까. 그냥 그 순간에 관계 맺는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 내가 요즘 가지고 있던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이었다. 교생 실습을 하면서, 혹은 어학연수에 가서.. 들었던 생각이 내가 이 사람들을 언제 또 만날것인가, 어떤 관계로 만나게 될 것인가 단순한 '인스턴트식 관계'가 될게 분명한데 내가 공들이고 이 사람들에게 신경을 써봤자, 무슨 소용일까. 그런 어리석은 마음이 들었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을 나중에 보지 않을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나중에 또 볼 수도 있는 아주 희박한 몇 퍼센트의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그런것과 상관없이 그 순간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순간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닿는대로, 내 마음이 가는대로. 관계가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냥 그 순간엔 내가 그 사람과 함께 했었으니까, 아이들을 만나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선생님으로 갔으니까, 아이들을 대하고 만나고, 관계를 맺는거다. 

 

 #관계 맺는 방법 -  공감대 개발, 역지 사지의 사고, 서로 한 발자국씩 양보.

 관계를 건강하게 맺어야 삶이 행복하다는 것은 앞에서 강조하고, 모두가 살면서 느끼고..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인가.


 대화가 안통하는 이유, 공감대가 없어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 공감대가 있는 사람들.
 의도를 잘 파악하고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고 있고, 어떤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읽어줄 줄 알기,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 생각할 줄 알기.
 그리고 관심사가 비슷해서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을 흥미있게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대화 하고 싶은 사람은 상대방이 대화하고 싶은 사람과 같다. 나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내가 주도만하기 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지를 읽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는 것,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고 풀린다는 단순한 진리를 잊지 말자.
 죄수의 딜레마[각주:1]에서 보면, 혐의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작은 형량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지만 결국 상대를 믿지 못하고, 죄를 고백해버림으로써 8년의 최악의 상황을 낳게 된다. 왜 그런걸까, 필자는 서로 이기려는 경쟁적 관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둘 다 자기 꾀에 빠져 망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조금씩 손해"를 보고, 6개월-20년 보다 / 1년-1년을 선택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상생의 결과가 되었을텐데, 이런 결과를 보면서 협동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어떤 협상이 이루어질 때, 자신이 최고의 이익을 얻으려고,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다보면 협상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조금씩 손해"라는 것이다. 관계에서도 똑같다. 희생이 없이는 관계가 건강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니까,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  안심스테이크를 먹겠다고 해서 가재요리를 배신한 것은 아니다.
 - 배신이란 처음부터 없었던 것, 자기 합리화를 통해서 책임전가를 하기 위한 용어이다. 두 가지 음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처럼, 어떤 것을 버리고 배신한 것은 아니다. 그냥 어떤 게 더 좋아서 선택했을 뿐이다. 

 
 #관계적 사고 키우는 방법 
 
- 창의적인 사고는 타성에서 일탈될 때 형성된다. 엉뚱한 행동을 장려, 엉뚱한 행동이 싫은 것은 뒷처리 하기 귀찮은 어른의 편의 때문이다.
 - 생활계획 작성하기, 시간적 선후관계를 스스로 조직하기, 실수를 통해서 경험 얻기. 
   (얼마전에 짐을 잔뜩 들고 택시에 타고 내리면서 생각했다. 지갑을 꺼내야 했고, 손에 들고 있는 짐은 무지무지 했다. 문도 열어야 되고 내려야 되고, 복잡한 것 예전같았으면 엉망징창으로 뭘 먼저 했는지 모르게 했을텐데, 이 책을 읽고 있는 터라 순서를 침착하게 생각했다. 23살을 먹어서도,,, 우선 지갑을 꺼내고 돈을 어림잡아 넉넉하게 챙겨놓고, 가방에 지갑을 넣고, 물건은 어떻게 들고, 어떤 손으로 문을 열고 내려야겠다. 그랬더니 일이 순조롭게 끝났다. 그냥 스스로.... 뿌듯했다. 안그랬으면 짐 다 쏟고, 택시아저씨 기다리게 하고, 또 당황해서 내리면서 뭘 놓고 내릴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 ^^;)
 -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정보를 습특하고, 그 정보를 서로 연계, 통합, 분류할 수 있도록.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이 더욱 의미가 있다. (186)
 -스무고개 게임, 양자택일이 아닌 How, Why의 질문이 필요하다. 말할기회를 주고, 참고 기다리기. (p.194)
 

 # 관계의 핵심, 대화는 어떻게 할까... 

 

 시답지 않은 소리는 없다고, 이런 식으로 찬물을 끼얹으면 대화가 다시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고. 
 
 어려서부터 꾀병을 잘 부렸다. 꾀병이라기보다 작은 아픔도 크게 표현하고, 엄마한테 어린양을 잘부렸다. 양호실에 갔을 때, 양호쌤이 목을 보시더니 갑상선이 부은 것 같다고 한 말씀 하신다. 그 전에도 그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던 찰라여서 엄마한테 말씀을 드리면서, 갑자기... 목이 아픈것 같고 피곤한 것 같다고 말했었다. 한 번이면 됐는데, 또 그런 얘기를 하니까, 엄마가 "너는 병원을 갔다 와야 그런 얘기를 안하지, 말을 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신다. 그냥 서운해서 말문이 막혔는데, 그 후에... 엄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지만, 다들 쏙 들어갔다. 
 두고두고 생각해봤다, 왜 그게 서운했는지, 엄마 말이 맞는데 우리 대화가 왜 끊겼는지.. 
 나는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것 때문에 상의를 하려고 했던게 아니라, 엄마가 위로 한 마디를 해주고, 다른 이야기로 이어나가길 원했던 것이었다. 어떤 대화든 시간낭비가 없다. 그 말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어주고, 관계를 맺다보면 모두가 소중한 대화 하나 하나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는 온 마음으로 정성으로 다해서 해야 한다고 한다.
 밥을 먹으라고 할 때도, 그냥 지나가듯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밥을 먹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힘을 주어 '와서 밥 먹어'라고 얘기하면 받아들이는 사람도 달라질 거라고, 온 몸으로의 대화가 공감대를 돈독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거라는것,


 이 책이 나에게 준 영향는 무궁무진했다.
 당연한 이야기, 알고 있던 이야기였지만 "관계적 사고"를 중심으로 새롭게 정리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또 여러가지 자신의 사례를 비롯해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더 쉽게 이해가 되고,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거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그 동안 나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만 초점을 두었었지, 아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혹은 아이들에게 "관계"에 대해 어떻게 알려줄지, 다가가게 할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단순하고 쉬운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냥, 잘, 은....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잘 듣고, 잘 말하고, 잘 읽어주고, 잘 이해하고,
 이건 분명 노력과 훈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어린 나이에 받는 영향력이 크지만,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어른도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자신의 태도를 고쳐나가면서, 새롭게 관계 맺음을 하다보면 분명 삶이 더욱 영향력 있고, 더욱 생기가 넘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1. 미국에서 J.Neumann과 O. Morgenstern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게임 이론을 발표한 것. 보상구조가 얼마만큼 사람의 행동을 협동적 또는 경쟁적으로 만드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두 사람이 범죄 혐의를 받고 체포 당한 후 각각 다른 방에 수감되어 의사소통의 길을 단절시켜놓게 된다. 죄를 고백할 것인가, 묵비권을 행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있는 가운데, 혐의자 A의 결정은 혐의자 B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두사람 모두 묵비권을 행사하면 똑같이 1년, 두 사람 모두 죄를 고백하면 똑같이 8년 형량, 둘 중 한명이 묵비권에 한 명이 고백을 하게 되면, 한 명은 6개월 형량, 고백한 사람은 20년 형량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양쪽 모두 사전에 약속했던 묵비권 행사를 깨고, 고백함으로써 8년씩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