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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아빠에게 보낸 메일(2009.9.10)

 엄마 , 아빠 저 한나에요.

 주말에 집에 있는 동안 엄마랑 아빠랑 갈등이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계속 불편했어요.

 내일 시험을 보는데, 시험 보는 과목이 '부부교육'이어서 조금 도움이 될까 해서 편지써요.

 

 엄마랑 아빠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셨으면 좋겠는데, 좋은 관계는 '잘 싸우는 부부'래요.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많이 싸우는 부부가 아니라, 갈등이 있을 때 잘 해결하는 방법이요.

 

 가트맨이라는 사람이 행복한 부부와 불행한 부부의 특성을 밝혔는데, 우선 불행한 부부의 특성은 7가지로 요약하면

 1. 긍정적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이 1:1.25 이상 높은 비율을 보이는 부부

 2. 의사소통의 4가지 위험 요소(비난, 자기 방어, 모욕, 무시)가 자주 나타나는 부부

 - 비난은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 있을 때 상대방의 인격을 비난하는 것

   모욕은 상대방을 평가절하하며 비웃는 것

   자기방어는 내게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결국 상대방에게 잘못을 돌리는 은근한 반격

   무시는 상대방에 대한 극심한 화 때문에 침묵이나 무반응, 도피반응을 보이는 것

 3. 부부 불화가 있은 후 회복시도를 실패하는 부부

 4. 부부관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지각하는 부부

 5. 부정적 감정에 압도되어 점차 부부관계가 소원해지고 각자 외롭게 지내는 부부

 6. 신체적인 흥분상태가 지속되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부부

 7. 남편이 아내의 영향력(말이나 태도)을 수용하지 못하는 부부

 래요.

 

 반면에, 가트만이 아닌데, 건강한 부부의 특성은

 1. 절대적인 것보다 상대적인 진실에 대한 믿음을 가진 부부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관점을 수용하고, 경청하고 이해하는 부부)

 2. 배우자가 좋은 동기를 가지고 있음을 가정하는 부부

 3. 차이는 해결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진 부부

 4. 보다 넓은 차원에서 보는 것의 믿음을 가진 부부

 5. 건강한 행동의 실행하는 부부

  - 책임, 목표의 제휴, 격려, 개방적인 의사소통(상대방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개방형의 의사소통),

    공감적인 경청(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감정을 그대로 느껴주며 들어주는 것),

    관계에 대해 분석하고 의논하려고 하는 열의

    결혼의 긍정적인 목표의 지지, 갈등해결 함께 하기, 관계의 공평성에 대한 책임감)

 

라고 합니다.

 

 

 아빠가 말씀하셨듯이, 저희는 아빠, 엄마의 뒤통수를 보고 자라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건강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갈등도 잘 해결하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건방진 딸의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공부하는 내내, 엄마 아빠의 모습이 떠나지 않아서, 이렇게 메일로 몇 자 적어야 마음이 후련할 것 같아서 이기적인 생각에 메일을 씁니다.

 (무례했다면 용서해주세요.^^;)

 

 

 엄마, 아빠가 갖고 있는 갈등의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누구의 잘잘못이 아닌 것을 공부하면서 깨달았어요. 

 가트만이라는 사람은 행복한 결혼생활의 요소는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의 조정'이라고 보고하엿어요.  갈등의 조정과정에서 부부가 긍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고, 갈등속의 꿈이라는 중재를 통해 갈등 저변에 있는 남편과 아내의 상징적인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조금 어려운데요, 부부의 갈등은 두가지 유형이라고 해요. 해결 가능한 갈등, 해결할 수 없는 갈등입니다.

 해결 가능한 것은 상황적이고 일시적인 문제 등이어서 갈등조정기법을 훈련하면 쉽게 해결이 가능하대요.

  (갈등 조정 기법은 - '부드럽게 대화 시작하기'  관계가 악화되려는 시점에서 '회복 시도하기' - '배우자의 영향 수용하기 ' 입니다. 그 전에 충분히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해결가능하지 않은 갈등은 갈등 속에 상징적인 의미가 숨겨져 있으며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지속되어 서로 상처받고 거절당했다는 느김을 갖게 하는 갈등을 말합니다. 제가 보기엔 엄마, 아빠의 문제가 이 유형에 속하는 것 같은데요. 통계상으로 봐도 70% 갈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해요.

 부부 각자가 가진 기본적인 성격 또는 남편과 아내의 관심사, 선호도, 욕구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부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록 오히려 갈등이 심해지므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갈등이 극단적인 대립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돕고 반복적인 갈등에 관하여 부부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중재가 필요합니다.

 즉, 이런 문제는 개인의 꿈이나 살아온 경험, 삶의 철학 또는 신념 등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아빠가 세탁소를 운영하는데서 오는 가치관과 엄마가 세탁소를 운영하는데서 오는 가치관의 차이가 여러 갈등을 낳고 있는 것 같아요. 

 가트만은 이런 상황에서는 부부가 서로 자신의 삶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꿈이나 열망을 함께 나누고 이러한 꿈이 자신의 결혼생활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각할 때 비로소 부부간의 긍정적인 감정의 연결이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삶의 꿈과 의미를 부부가 함께 탐색하고 공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 누구의 가치관이 옳다 나쁘다, 그르다, 평가하는 건 절대 금물이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이 그런 가치관을 갖게 된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래서 배우자의 꿈, 철학, 신념등이 각자의 원가족 (아빠의 가족, 엄마의 가족)에서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를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부부가 함께 둘만의 새로운 공동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행복한 부부생활 어렵죠? 공부해보니까 더더더욱 어려운 것 같아요.

 이론으로도 이렇게 어려운데, 실제는 얼마나 더 어려울까 걱정도 되요.

 사람사이의 관계의 회복, 무엇보다 부부, 가족간의 관계 회복이 가장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부부교육을 공부하면서 부부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를 여러가지 배웠는데요.

 부부 체계는 단순히 부부의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까지도 연관이 된대요.

 부부가 사이가 좋지 않으면, 부부의 영향이 회사에도 가고 부부가 가는 영향력까지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흘러간다고 해요.

 아무쪼록 아빠 엄마, 지혜로우시니까 잘 조정하실거라고 믿어요 !

 

 사랑합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