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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듣고느낌/책2009. 8. 23. 02:04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신영복 (돌베개,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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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읽어야 할 책은 신영복 지음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었다. 많이 낯이 익은 이름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모부께서 5년 전에 언니에게 읽으라고 선물로 주신 책이었다. 책을 찾아서 보니 88년도 초판, 20년도 넘은 책이 집에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있는 언니도 본 적이 있고, 책이 꽂혀져 있는 것도 봤고, 이 책의 이름을 어디에선가 많이 들었었지만 ‘감옥’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망설여졌고, 읽기를 거부했었다. 어떤 내용인지도 신영복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관심조차 갖지 않고, ‘감옥’이라는 어두운 배경이 싫었던 것이다. 어쨌든 스터디를 시작하기로 했고, 처음 읽으라고 주어진 책이 이 책이었기 때문의 반 의무감, 반 호기심으로 읽게 되었다.


# 이 책을 젊은이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은 20년 20일간의 옥중 생활 중에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20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이 태어나서 생각을 갖추고 세상에 나가 자기 구실을 찾을 수 있는 긴 시간이다. 그 긴 시간동안 작가는 감옥이라는 어두운 곳에서(필자의 생각) 죽은 시간이 아닌 생동감 있게 살아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 곳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그리고 신영복이라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깊은 사색들의 모음이다. 가능성이 넘치고 밝은 생동감 있게 살 수 있는 환경임에도 죽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될 만한 책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20대에 배움의 열망에 있었던 시기임에도 주어진 정보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에도 벅차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 ‘사색’, 사물의 깊은 이치를 따져 생각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삶의 호기심이 왕성한 지금 이 때에도 이렇게 생각하기를 어려워하니, 그 후에는 말할 것도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사색이란 것은 그렇게 어렵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사색을 하는 방법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항상 어렵다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을 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아주 단순하고 아주 소소한 일거리로도 생각을 하며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감옥이라는 곳에 대한 편견, 나의 생각의 전환점.

 

간격을 두고 대상을 바라볼 경우 간격은 빈공간이 아니라 선입관, 편견 등 믿을 수 없는 것들로 채워지고 이것들은 다시 어안렌즈가 되어 대상을 왜곡한다. 풍문, 외형, 매스컴을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인식은 고의(故意- 옛해석)보다 나을지 모르나 무지보다 못한 자아의 상실이다.(p.64)"

저자는 감옥이라는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인생공부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굉장히 경계를 하며 ‘존재론’이 아닌 ‘관계론’의 시각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이야기 한다. 이런 관점은 나에게도 많은 충격을 주었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감옥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사람들을 바라볼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색안경에 대해 생각하며 반성할 계기가 되었다. 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범죄자, 전과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그 사람들 만의 특징이라고 단정지었던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었던 것이다.

# 깊은 사색에서 맛볼 수 있었던 신영복의 인간관.

 
 나의 인간관이 신영복의 인간관과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도둑질이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각은 일단 존중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 사람의 조건에 무지하면서 그 사람의 사상에 관여하려는 것은 무용, 무리, 무모한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 사람들의 삶의 조건은 그대로 둔채 그 사람의 생각만을 다른 것으로 대치하려고 하는 여하는 본질적으로 폭력이다고 말한다. (p 83)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인간 존중의 생각은 각별하였다. 아동학을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즉시 아이들의 상황에 대입하였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가르치려는 생각, 어떤 사상을 주입시키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 그 아이들의 삶의 조건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인간관이었다. 요즘 실습을 하고 있는데, 소위 어른들이 규정짓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에 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떼를 쓸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상황, 밥을 먹기 싫어하고, 편식을 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나는 ‘할 수 밖에’라고 이야기 한다. 환경들, 조건들에 의해 그 아이들의 행동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행동과 사람들의 행동은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관은 또 다시 모든 인간을 사랑할 수 있고, 모든 인간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가진 버릇이 있다. 이면지에 책의 구절 한 마디 한 마디를 적어보며,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다. 이유는 책을 넘기는 한 장 한 장에서 얻고 싶은 것, 기억 하고 싶은 구절들이 있어 그것을 옮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이 된다면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리스트에 올려두어야 겠다.


Posted by 기분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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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3년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표지의 감옥에서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다고, 그래야 서로의 체온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던 내용이..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에게 편견을 갖지 않고 그가 그렇게 된 상황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서로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인정해주는 것은 타인은 영원한 타인으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반드시 필요한 윤리이지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2009.08.23 09:30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진짜 많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 책이지요 ^^
      작가의 사색에서 볼 수 있는 신영복씨의 인간관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

      2009.08.24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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