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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 1호기와 가을 데이트

 

 예전에 육아서에서 아이가 많은 가정에서는 아이들 각자 한 명씩, 데이트를 하면서 정서적 요구를 채워주는게 좋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사실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그게 현실상 어렵다고 생각해서 못했었는데.. 

 오늘, 우연히 그런 기회가 생겨서 아이와 함께 데이트 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월요병에 걸린 우리 아이가.. 지난 주 월요일에 등원길에 도망쳐 집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결석을 했는데.. 

 금요일에 등원하면서 주말을 앞두고도 .. 주말 지내고 월요일에 어린이집 갈거라 했더니 벌써 '싫어'라고 한다. 

 아이에게도 5일 워킹데이가 힘든가보다 ㅋㅋㅋ 

 월요일에 낮잠 안자고 일찍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하고 어린이집 등원을 했고, 약속을 지키려 특별활동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다. 

 2호기는 자긴 낮잠 자고 간다고 했었기도 했는데, 언니 특별활동 끝날 시간에 이미 잠에 들어 있는 상태. 

 그런 아이 데리고 하원하면... 애 컨디션도 완전 말썽이고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재우고 다시 하원하러 오겠다고 했다. 

 1호기만 데리고 하원하는데, 선생님한테 기차타러 간다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 

 "엥? 기차?"

 

 사실 동네 공원 한 바퀴 돌 생각이긴 했는데, 가을이 너무 예뻐서 덕수궁, 남산, 용산 가족공원 등등 ... 가고 싶은 곳 막 떠올렸다. 

 버스를 타면 한 번에 시청까지 가는데, 눈 앞에서 놓쳤고.. 아이랑 뛰는데도 그냥 출발해버리는 버스 ㅜ 

 기다리면 10분 이상 지체 될 것 같고, 우리는 신데렐라처럼 2호기 하원시간 전에 다녀와야 하는 미션이 있으므로 그냥 택시를 탔다. 

 '덕수궁'이요.라고 얘기하고 출발했는데, 왠지 네비는 덕수궁 문 앞에서 내려줄 생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그냥 시청 쪽으로 말씀드려서 갔다. 

 중간에 남산 애니메이션 센터도 생각했으나... 목적지 바꾼 후에 검색해보니 월요일 휴무 -_-; 

 다시 덕수궁으로 목적지 바꿔 감 ㅋㅋㅋㅋ (경로가 달라지는 상황은 아니어서 다행)

 아무튼, 덕수궁 쪽으로 가려다 보니 그냥 시청 가는 길 쪽에 서울시립미술관 쪽에서부터 덕수궁 돌담길 걸으면 좋을 것 같아서 시청 도착 전에 내렸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빌리앤젤, 우리 애기 달달한거 사주고 나도 달달한 커피 마시고 싶어서 들어갔다. 

우리 1호기는 택시에 타자마자 너무너무 신이나서 어쩔 줄 모름..

 사실 어린이집 하원하면서부터 엄마랑 데이트 한다니 들떠있었다. 

 5살 1호기, 데이트는 즐겁다 .. 땡땡이는 즐겁다.. 엄마를 독차지 하는 것은 즐겁다 .. 

 

 택시에 탔는데, 2호기가 없는게 어색했는지.. "여기에 동생이 앉아야 하는데"라고 얘기하고, 

 "혼자니까 외롭네요"라고 하는 귀요미 ㅋㅋㅋ 

 그런 생각도 하는구나 ... >_<

 

 예전에도 하원길에 택시타고 치과로 갔던 것을 떠올렸는지, 

 택시에서 내리려고 하니까 "치과가요?"라고 함 ㅋㅋㅋㅋ 

 실컷 엄마랑 데이트하자, 덕수궁가자 얘기했는데.. 엄마랑 단 둘이 가는게 뭔가 이상했나? 

 

 

 빌리앤젤에서 초코렛 마카롱 하나랑 바닐라 라떼 

 테이크아웃잔으로 들고 돌아다니고 싶었으나, 미리 말 못해서 유리잔 .. 원샷하듯 마시고 나옴. 

 초코렛 마카롱 너무 맛있지 ㅎㅎㅎㅎㅎㅎ(평소에 아빠, 할머니한테는 군것질 사주는거 극혐하게 싫어하면서, 엄마는 이런 날 기분내기) 

 편의점에서 뽀로로 보리차 하나 사서 목 마르다고 해서 마심

 그래도 음료수 안 사주고 보리차로 퉁침 ㅎㅎ 아주 말 잘 들음 ^^

 

 

 

 

 미술도 잘 모르지만, 그냥 미술관이 좋은 엄마랑 미술관 앞에서 사진 찍기 

 전시 볼 것도 없었고, 전시도 휴관일이었으니 사람도 별로 없고 너무 좋더라 ! 

 괜히 벤치 있는 곳 쪽으로 산책하듯 한 바퀴, 

 아빠 없으니까 내 맘대로 계획 막막 바꿔서 다니기 ㅋㅋㅋㅋ 

 (엄마는 바다보러 가는 길에 산이 예쁘면 산으로 목적지 바꾸는 사람 ㅋㅋㅋㅋ)

 

 

 너무 예쁜 가을날, 

 너무 좋은 시림미술관 앞 풍경 

 "엄마 사랑해요. 엄마 좋아요" 남발하는 우리 딸래미 

 이렇게 적극적인 애정표현, 너무너무 고마워 ^^ 

 

 너에게도 이런 시간이 너무너무 중요하고 좋았을텐데.. 

 엄마가 미안해 ..... 

 

 마스크 썼다 벗었다 ㅋㅋㅋㅋㅋ 

 꽉 껴안아주는 느낌, 사진 너무 좋다 ! 힐링 타임 !! :)

 

 

 1호기 혼자였을 때는 아기띠하고, 유모차 끌고 많이 다녔었는데 ㅎㅎ 

 1호기 돌 막지났을 때, 3년 전 가을에도 덕수궁에 다녀왔었지 ^^ 

 막 아장아장 걸음마 하던 아이였는데 ㅎㅎㅎ 

 

 사실 아이 셋이 되니까 이렇게 1:1로 데이트하는게 이렇게 감동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았을 때는, 혼자 데리고 다니는게 힘들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아서 정말 많이 다녔던 것 같은데 .. 

 아빠랑 셋이서도 가고, 나 혼자서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둘 되면서부터는 둘 케어가 힘들어 외출이 좀 줄어들었고 ㅋㅋㅋ 

 셋 되니 엄두가 안나는건 사실.. 

 

 1호기도 외동으로 컸더라면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누리게 해줄 수도 있었겠다 싶은 생각에 짠한 마음 살짝 들었다. 

 물론 2,3호기와 함께 누릴 수 있는 좋은 점도 훨씬 많겠지만 ^^

 

덕수궁을 갔는데 하필 월요일 휴관 ㅠ 

 

그 와중에 엄마는 로또를 사고 싶다며 로또가게에 갔다 ㅋㅋ 

 5천원 하나 사고, 아이에게도 숫자를 골라보라고 했다. 

 1부터 순서대로 아는 숫자 골라, 하마터면 1,2,3,4,5,6 할 뻔 

 손가락으로 내가 대충 짚어가며 아래 쪽도 골고루 해보라고 해서 이렇게 받은 숫자 

 뭐라도 하나 되면 좋겠네 ㅋㅋㅋㅋㅋ 

 로또파는 아줌니도 애한테 이런거 시키고, 웃기다 생각하셨을지도 ㅋ 

 1호기한테도 나오면서 "이건 숫자를 맞추는 게임이야. 숫자를 잘 맞추면, 장난감 살 수있는 돈을 준대. 엄마가 숫자 잘 맞았는지 보고 나중에 얘기해줄게"

 

 덕수궁 휴관으로 급 목적지 바꿔 시청 쪽 생각했는데.. 

 아이가 시청역 가는 길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궁금해해서 타고 내려가면서 '그럼 우리 서울역 갈까?'가 되어버림 ㅋㅋ

 그렇게 엄마는 즉흥적인 사람 ㅋ 

 그러면서 하원 때 선생님한테 기차 타러 간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기차 보러 가자 얘기함. 

 전철을 탔으니 기차도 탄 셈 ㅋㅋㅋㅋ (내멋대로 해석)

 서울역에서 대합실로 갈까 고민하다가 엄마는 야외파. 서울로로 감 

 서울로 지도를 보고 8번 출구로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아이에게 지하철 개찰구부터 8번 출구 가는 길 찾기 놀이를 제안했다. 

 아직은 좀 어렵지만, 이정표가 나올 때마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물어보면서 출구 찾기. 

 (#나름유아교육)

  

 도심 속 정원, 서울로의 매력 아닌가요 ㅎ 

 하늘이 죽임 ㅋㅋㅋㅋ 

 

 

마스크 쓰고 셀카, 나름 괜찮다 ㅋㅋ 화장을 안해도 괜찮다 ㅋㅋㅋ 

 하늘 나오게, 억새풀이 나오게 셀카 ㅎㅎㅎㅎ 

 우리 딸 노력 많이 해주었네 ㅋㅋㅋ 

 

 

호기심 많은 예쁜 나이 5살, 

 궁금한대로, 보고 싶은대로 네 요구 따라 보낸 알찬 시간 ^^

 

기차를 너무너무 사랑하던 우리 아이, 여전히 기차는 좋아요 

 한 가지 아쉬운건,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수 많은 기차는 ... 저기 길을 다 지나가지 않는다. 

 차라리 삼각지 고가에서 보는 기차가 훨씬 많다. 

 여긴 서울역 종점이 아니라 행신행이나 그런 기차들이 다니는 곳이어서 그런지 정말 뜸.....하다 -_-;;

 기차 보려면 서울역 대합실이 나았을 수도 ㅋㅋㅋㅋ 

 (기차 기다리는 시간 나만 지루함? -_-;;;;;; 지하철도 안 지나감 ㅜㅜ 삼각지 고가는 1호선이 지나가서 그래도 많이 다니는뎈ㅋㅋ)

 

피아노소리 따라 가서 보니 할아버지 한 분이 치고 계셨음 ㅎ 

 노래 좋다 ㅋㅋㅋㅋ 꼭 유럽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혼자 감성)

 1호기도 "나도 피아노 잘 치고 싶다"고 얘기함 ㅋㅋ 

 이런거에 종종 노출시켜줘서 동기 부여가 필요하겠다 생각이 들었음. 

 나중에 피아노도 잘 배우렴 ^^

 

 찐한 가을 풍경. 도심 풍경 

 서울로 .. 괜찮다.좋다 ㅎㅎ 

버스정류장에서 마지막까지 포토타임 ㅎㅎㅎㅎㅎㅎㅎ 

 굳이굳이 저 동그라미에 올라가 서는 우리 아이 ㅋㅋㅋㅋ 

 엄마 딸 답다 ^^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까지 가을 느끼기. 

 동네 공원 관통해 2호기 하원하기 

 

  알찬 1호기와 가을 데이트, 찐하고 찐하고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