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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지혜/육아정보

[아동학 칼럼] 영유아기에 기초를 잘 형성하면, 후에 사교육 걱정 필요 없다.


 (미리 밝히는 것은, 조기 교육에 대해 강조하기 위함이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초는 아기 중심, 아이를 존중하는 기초의 바탕위에 애착 형성과 탐구심을 키워주는 것을 의미하고, 여기에 필요한 것은 '지나친 자극은 절대 금물'이라는 기본 원칙입니다.)
 

  영유아 정책, 특히 보육 정책은 요즘 대두되고 있는 뜨거운 감자이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 대체율도 넘지 못하는 시점에서, 아이를 잘 길러줄테니 믿고 낳아라는 관점에서 보육 시설의 질도 높이고 보육료도 저렴하게 해 주는 정책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사실 그러게 되면서, 영유아기에 어떤 교육, 보육을 하는 것이 좋을까 관심을 갖고 덤벼드는 학자들이 많아졌고, 관심 분야도 그로 좁혀지게 되었다. 보육 시설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영유아기의 발달 기준과 또 그에 맞는 보육 프로그램이 얼마나 적절한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정과 같은 환경을 추구하면서, 안전과 위생에 대해 더욱 민감해졌고 계속해서 어린이집의 급간식에 대한 문제, 아동 학대에 대한 문제들이 크게 두드러지면서 정부 관련 부처의 감시가 심해지고 있다. 
 아동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영유아기는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시기이다. 두뇌 발달과 또 애착이 형성되어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어떤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도 슬기롭고 지혜롭고 건강하게 이겨나갈 수 있는 기초 공사 시기인 것이다. 발달에 맞는 자극으로 시냅스가 더욱 활발하게 운동하고, 생겨서 소위 머리 좋고 지혜로운 아이가 되고, 양육자와의 민감하고 반응적인 상호작용으로 아이가 애착을 잘 형성할 경우, 자신은 사랑 받고 있고, 무엇을 도전했을 때에도 응원해 줄 사람이 있다는 든든한 마음에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방어 할 필요가 없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알게 되고, 이것이 기본적인 인성을 형성하게 된다. 
 
 나는 단호히 '영유아기에 투자하면 모든 사회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민감한 교사에게서 훌륭한 교육적 자극을 받고 자란 아이는 그 이후에 이어질 초중고대의 교육에서도 원활하게 잘 수행할 수 있다. 사회가 원하고 있는 인재상, 즉 창의적이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도 영유아기 경험으로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로부터 요즘 애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둥, 애들 가르치는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사고를 강조하고 강요하더라도, 그들이 갖고 있는 틀은 이미 영유아기에 가정 혹은 보육교육 시설에서 형성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다.
 또한 사교육 걱정과 양육비 부담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사실 아이를 키우는데 돈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착 때문일 것이다. 많은 자극과 질 좋은 경험을 해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영유아기에 공부에 대한 호기심, 습관만 잘 들인다면 비싼 과외, 비싼 학습 자료가 없이도 아이 스스로 충분히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배울 수 있다. 삶의 다양한 곳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것은 교사가 어떤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접근하느냐도 매우 중요한데, 정말 이런 교육관을 가진 교사에게 민감한 시기에 양육을 받게 된 아이라면, 아이도 물론 능동적이고 탐구심이 강한 인재로 성장하겠지만 옆에서 지켜본 부모도 과도한 사교육은 불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고, 올바른 교육관을 형성할 수 있다.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 단순히 EBS를 지원하고, 공교육을 강화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영유아기에 발달에 적합한 교육 자극과 민감한 양육적인 태도로 형성된 영아의 탐구심, 호기심, 학습에 대한 동기로 주입식 교육과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보다 훨씬 가치롭고 질 높은 학습자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은 분명히 있다. 0-3세 아이들의 경우 (물론 그 이후에도) 무리한 자극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달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쓸데 없는 돈낭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하고 삐까뻔쩍한 장난감이 아니라, 그 아이가 충분히 탐색하고 놀 수 있는 지극히 자연적인 어떤 것이다. 그 자연적인 것을 일부러 주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종이를 찢고 구기고 물에 적시고 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배움'을 하게 되고, 숟가락으로 소리내고 빨고 두드리고 하는 과정에서 '배움'을 한다. 아이의 모든 학습적인 과정을 막지 않고, 좋지 않은 자극을 제공해 오히려 학습에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영유아기에 아이 키우는 것은 너무 간단하고 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