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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이들 일상

육아 중 상호작용,

 

 #1. 쿠키가 사라졌다. 

 1호기가 주말 동안 만든 쿠키를 거즘 다 먹고, 조금 남겨두었다. 

 초코렛 칩을 넣어 굽는데, 남긴 쿠키는 초코칩이 없는 쿠키였다. 

 손가락이라고 했다. 

 월요일에 어린이집 등원을 하기 전에 쿠키 몇 개를 더 집어 먹고 갔다. 

 식탁 위에 있던 쿠키들, 내가 왔다갔다하면서 몇 개 집어먹었다. 

 집에 돌아온 1호기는 쿠키가 2개 남아있자, '3개 어디갔어? 누가 먹었어? (동생 가르키며) 너야? 너지? (밀려고 함)' 

 극도의 분노를 표출한다. 

 이렇게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는건, 왠만헤서 진정이 안될텐데.. 

 우선은 2호기가 먹은게 아니라고 얘기해줬다. 엄마가 먹은거라고 얘기는 못했다. 내가 집어먹은게 가물가물해서. 

그렇다고 할머니나, 이모가 먹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확실하지 않으니)

 울음이 터진 1호기를 어떻게 달래보려고 했으나, 아무 말도 안 통한다. 

 쿠키를 다시 만들자, 없어져서 속상했니, (다른 쿠키주며) 이 쿠키도 맛있대. 이거 먹자. 등등... 

 결국 마녀를 등장시켰다.

 "오늘 마녀가 왔다갔나봐. 쿠키를 먹은 것 같은데.. 

 식탁 위에 그냥 있으니 마녀가 먹어도 되는 건줄 알고 먹은 것 같아. 다음에는 먹지 말라고 써두면 어떨까? 엄마가 마녀가 와서 쿠키 못 먹게 지켜줄게."

 그제서야 울음을 그치는 1호기. 

 "마녀?"

 "응! 마녀가 먹었나봐. 아무 말도 안 써있으니까, 먹어도 되는 건줄 알았던 것 같아."

 "힝! 마녀 나쁜 마녀!!"

 "다음에는 쿠키를 꼭꼭 숨어라 숨겨놓고 가자. 어때?"

 "마녀가 찾아서 먹을지도 몰라."

 "그럼, 먹지 말라고 써놓고 가는거야. 마녀가 먹는건줄 알수도 있으니까.."

 "그럼 쿠키 다시 만들어!"

 "알았어, 조금 이따가 쿠키 만들자."

 

 휴 ..... 

 결국 고비를 넘겼음. 

 초록색 반죽만 다시 주고 쿠키를 다시 구웠다. 

 그리고 봉투에 쿠키를 넣고, 색종이에 편지를 썼다. 

 (5살, 아직 한글을 잘 쓸 줄 모름) 

 "뭐라고 쓸까?"

 "마녀야 먹지마" 

 다른 종이에 마녀야 먹지마를 써준다. 1호기가 따라서 쓴다. 자기 이름까지 마지막에 쓴다. 

 장난감 가방 하나를 가져와서 여기에 넣자고 한다. 

 편지와 비닐 봉투에 넣은 쿠키를 넣고, 꼭꼭숨어라를 해두었다. 

 잠 자기전, "엄마, 마녀가 꼭꼭숨어라 찾아서 먹었으면 어떡하지?" 

 "편지 써뒀으니까, 보고 안 먹을거야. 엄마가 지켜줄게" "응! 마녀, 먹기만 해봐!" 

 훈훈한 마무리 :) 

 

#2. 떼쓰는 2호기. 발차기 버릇

 가장 어려운 육아 숙제, 2호기의 발차기. 

 울음떼가 18개월 전후로 엄청 심했는데, 사실 그걸 다루는 방법을 나도 못찾았다. 

 오은영 박사님이 하라는 훈육법이며, 우는대로 무시하고 옆에서 지켜보거나 진정되고 얘기하자 하는 것들?

 정말 오래 울기도 울고, 더 격해져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사실, 통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게 ... 무섭게 하는 것(?) 더 엄한 목소리로 무섭게..... 

 울 때 안고 밖으로 나가서 여기서 울어라. 그리고 몇 번 "엄마가 안아 달래줄게"라고 말하는데 발차거나 밀어내면.. 엄마가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안아줄까? 다시 발차면 그대로 무시. 가려는 시늉을 하거나 뒤돌아서면 '안아! 안아!'라고 하는데, 정작 안으려고 하면 다시 발차기하고, 밀어낸다. 

 아무튼, 결국은 몇 번을 시름한 후에 안으면 잘 진정되고, 진정된 후에는 이야기를 잘 하는 편. 무엇이 속상했는지 말도 하고 .. 

 속상한것, 운 이유 등을 듣고 그래서 속상했냐고 물으면 '응'하면서 수그러들고, 그럴 땐 '속상해, 이렇게 하지마' 등 할 수 있는 대안을 얘기하고.. 엄마는 그렇게 해서 2호기 마음을 몰랐다, 말을 해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다 설명해주고..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다음엔 얘기해달라고 하고 끝 ... 

 

 오늘 밤에도 2호기, 3호기 같이 재우는데 .. 2호기가 자기만 안아달라고 ... 

 3호기가 옆에서 엄청 울어댐. 

 3호기를 젖 물리려고 하는데, 2호기 팔베개 했던 팔을 뺐다고 발차기 시작. 

 "발 차지 말라고 약속했지, 발로 차지마. 3호기 잠깐만 하고 바로 2호기 안아줄거야."라고 얘기했는데.. 

 안 들음... 

 (다행인건, 내가 폭발하지 않았다는 것!)

 또 마녀를 등장시킴 

 "어? 2호기는 발차기 안하기로 했는데, 이 발은 누구꺼지? 어? 마녀껀가?"

 급 울음을 그치고 "마녀? 하하하하(웃음)" 

 "아 ! 마녀발이구나. 그래, 2호기 발은 안 차기로 했거든.. 이거 마녀발이다!"

 "칸샤 발 아니야. 마녀발이야" 

 "마녀 발, 다음엔 발로 차지 마! 칸샤 발 돌아와라" 

 (상황 종료) 

 

 -> 이야기치료, 1호기 낳기 전에 자격증 땄으니까.. 그 이후에 써먹을 기회가 없어서 많이 잊어버린 것 같은데.. 

   그래도 그 문제 외현화와 상황을 객관화해서 보는 관점을 적용하는 것이 꽤 재밌으면서 아이들과 잘 통해서 좋다. 

  발차기 하는 2호기, 자신도 감정조절 되지 않을 때 그 난리가 나는거겠지. 

 내가 여유가 좀 있다면, 다음에도 마녀나 아니면 그 문제에 이름을 붙여 한 번 이야기 해보아야겠다. 

 애들이랑 통하니까 참 좋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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