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집 아이들 일상/복덩이 육아중

[육아 중 단상] 어린 시절의 나를 직면하게 됨

 

 

 아이를 키우면서,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

 내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되니 내가 어린 시절, 그리고 나를 키운 우리 부모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만 7개월을 채우고, 8개월이 되어가는데..

 허리에 힘이 생겨 스스로 앉으려고도 하고,

 엎어져 있다가 앉으려고 자세를 취하기도 하고,

 아직은 배밀이 수준이지만, 기려고 하기도 하고 ..

 점차 신체적인 발달이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데..

 

 그냥 문득 문득, 우리 엄마는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생각을 해본다.

 

 엄마의 희생, 헌신, 노력은 정말 대단했던 것 같지만,

 사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상처 투성이고, 아이보다는 엄마의 일이 우선이었고..

 어린 아기였지만, 둘째였기 때문에 큰 아이도 있었고.. 내가 돌 즈음에 셋째도 임신하셨으니..

 정말 힘든 육아 전선에 계셨을 것 같다.

 

 한 아이만 붙들고 있으면서 오냐오냐 하진 않으셨을 것 같고,

 그냥 알아서 크게 냅뒀을 것 같은 모습... 딱 상상해도 !!

 잠깐이었지만 친정에서 산후조리하면서 엄마가 아기를 맡아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그러셨다.. 아기는 혼자 모빌보면서 놀게 냅두고 엄마 집안일 하시다가.. 아기가 칭얼거리는데도 바로 안아주기보다는 일에 열중하셨다.

 

 나도 ..... 그런 모습이 묻어난다.

 아기 놀게 냅두고 나는 집안일을 하는데, 아기가 울면 바로 가기보다는 상황을 살피고 내 일에 더 열중하다가...

 한계에 달했을 때 돌보아주기..

 생각보다 모성애가 강하지 않은가, 모성애보다는 내 할 일이 우선인건가... 싶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묻어난다.

 

 신랑도 그렇다.

 신랑이 툭툭 뱉는 아이에 대한 말이 ...

 장난이지만, 그냥 아이를 존중하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다.

 

 그 때마다 신랑의 양육 환경에 대해서 떠올린다.

 욕을 하시면서 키우셨던 부모님.. '썩을 놈'이란 소리를 매일 들으면서 자랐지만, 그게 욕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이야기하는 신랑.

 우리 아기를 보면서 '계집애', '가시나'라고 하며 볼을 툭툭 건들이시는 시아버님.

 그 앞에서 나는 "공주님이라고 해주세요"라고 애써 말을 돌렸지만,

 우리 신랑이 어떻게 자랐을지, 상상이 되어 더 싫었다.

 

 엄마가 아픈 동생에게, '너 그렇게 할거면 엄마 가고 선생님 오라고 한다' 라고 얘기했더니 싫어하더라고...

 그 말을 듣는데.. 어렸을 때 나의 불안을 자극하며 '너 그렇게 하면 놓고 간다' 라고 엄포를 주었던게 떠올라 싫었다.

 한 마디, 한 마디 말 속에 ... 아이의 심리를 건들이며 힘들게 하는 모습들이 드러나는데..

 우리 엄마, 또 신랑의 가족들 ... 모두 무심코 던진 말들로 상처를 주고 받았을 것이다.

 

 '뭐 이정도 쯤이야'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도 그렇게 욕 얻어먹고 자랐지만 그게 사랑인걸 나중에 깨달았어라고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구나,

 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끼고 존중해 줄 부모가 날 하찮게 여기는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

 

 우리 부모님, 신랑의 부모님..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한켠에 ... 엄마가 날 최고로 많이 사랑할까, 정말 날 끔찍히 여길까...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엄마의 헌신, 사랑을 떠올리면 그 마음이 들었던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상처는 상처로 영원히 끌어안고 가게 될 듯..

 

 내 상처, 신랑의 상처 .. 우리가 극복하고 이제는 품고 가야 할 것인데..

 아이를 키우면서 자꾸 마주하게 되고, 직면하게 되자..

 '나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지' 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부모',

 정말 뚝딱하고 만들어지는게 아니니까..

 난 좋은 부모 하고 싶어도 무의식중에 무심결에 나오는 실수들로 상처 줄 수 있는거니까..

 좋은 부모,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내 속에 보이는 헛점, 부족함을 더 직면하게 되며 낮아지는 자존감 ㅠ_ㅠ

 해결하는 것이 참 어렵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로, 이 순간도 넘어가길 원한다.

 하나님께서 ..... 또 좋은 방법으로 인도하여 주실 줄 믿는다.

 

 나에게 주신 사명.

 

 '좋은 부모' 되기.

 아이의 입장, 마음을 잘 알아서 '선한 육아'하기 ..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어렵지만 ..

 다시 기록으로 조금씩 남겨보며 힘든 육아 지혜를 구하며 해보고 싶다 :)

 

 

 오늘도 행복 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집 아이들 일상 > 복덩이 육아중' 카테고리의 다른 글

D+48-51   (0) 2017.11.24
셀프 1개월 촬영  (0) 201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