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3년도 보육지원체계 개편 방향’을 발표하고 내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어린이집에 직접 지급하는 기본보육료와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차상위계층을 지원하는 양육수당을 '양육보조금'으로 통합, 보육시설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소득하위 70% 가정(월 소득인정액 524만원 이하)에 직접 지급키로 했다.
양육보조금은 0세(20만원), 1세(15만원), 2세(1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는 차상위계층까지만 양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소득 상위 30% 가구는 보육비 전액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전업주부 가구도 보육비 지원을 현재의 절반 수준만 받게 된다. 또 내년부터는 보육료 바우처(아이사랑 카드)를 활용한 차등 지원이 이뤄진다.
전업주부 가구에는 하루 6시간 안팎의 반일반 바우처가, 맞벌이 부부·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에는 하루 12시간 내외의 종일반 바우처가 제공된다. 단 전업주부 가정도 직업훈련, 학업, 출산, 질병 등으로 종일제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표준 교육·보육 프로그램인 ‘누리과정’이 적용되는 3∼5세 유아를 둔 가구는 소득 수준 등에 관계없이 보육시설을 이용하면 무조건 무상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부모가 병원 이용 등 긴급한 외출이 필요할 경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일시 보육서비스’도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실시키로 했다.
사진 = 연합 (0~2세 무상보육 폐기)
서울신문 Boom뉴스팀 boom@seoul.co.kr
0-2세 무상보육을 시작했을 때부터 경악을 했다.
아동학을 전공하면서, 또 보육교사로서 현장에 있으면서
0-2세 무상 보육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싶어 어이가 없었다.
학회에 보건복지부에서 나와 토론자의 입장에서 발표를 하면
아동학자 입장에서 무서운 공격이 터져나온다.
보육시설의 편을 들어야 이익 집단을 위해 하는 밥그릇 싸움이라고 할텐데,
오히려 무상보육은 말도 안된다고 소리를 외치는 것은,
아동학자는 '아동'들의 입장에서 대변하고 있기 때문..
그들은 투표권도 없고, 엄마들이 맡기면 어린이집에 가야하고..
건강한 삶을 선택할 자유도 없고,
아주 중요한 어린 시기에 그들을 망쳐놓는건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상보육 폐기가 되면서 말이 많아지고, 정말 시끄러운데 ..
솔직히 누구를 위해서 목소리 높여 싸우는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보육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하고,
아이들의 어린 시기를 정말 성공적이고 행복하게 잘 보낼 수 있도록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괜찮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한 인생에 대해 몹쓸 짓을 하는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현장에서 아이를 만나면 만날수록 아이를 키우는 것이 단순히 내가 낳은 아이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는 것, 그냥 생명만을 보존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 인생에 대한 책임이다.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 사회에 득이 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없었으면 좋았을 듯한 세상의 악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인생을 키워내느냐는 그 아이가 어렸을 때 만나온 사람들, 환경들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본다.
어린이집에 일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분명히 이득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입장에서 편하고자 보내면 분명히 아이들에게 해가 된다는 것!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나면 확실히 엄마들은 편할 것 같다.
몸 좀 편하고자 아이들을 8~9시간씩 보내고 개인 시간을 보내는 건 좀 그렇다.
그것도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1:1로 사랑을 듬뿍 받고, 온갖 관심이 자기에게만 쏟아져도 부족한 시기에 0세는 1:3, 1세는 1:5로 관심이 분산된다고 생각해보자. 눈치밥만 늘고, 아이들은 사랑에 갈급하게 된다.
시간제반 담임으로 있으면서 정규반을 본다.
분명히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교사들의 질높은 상호작용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들은 지칠수밖에 없고, 관심과 사랑을 위해 공격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시간제 반에는 어머니가 꼭 필요한 때에 맡기는 경우가 많고, 고정적으로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짧은 시간을 맡기려고 한다.
시간당 보육료를 계산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보통 가정 양육을 기본 원칙으로 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시는게 눈에 보인다.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엄청 큰 손해이다
고정적으로 5명이 원비를 내고 원에 다니는 것과, 예약이 없는 날에는 1~2명인데 이미 채용한 교사나 시설 관리비는 누가 충당할 것인가?
그럼에도 정부에서 시간제 보육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국가에서 꼭 아이를 키우는데 돈을 보태주고 어린이집비를 내줄 필요가 없다.
부모의 필요에 의해서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 부담이 원칙이다.
누리과정이 실시되면서 3-5세는 무상인데 왜 0-2세는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는데, 그 아이들이 있어야 할 원래 자리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가정'이다.
돌이 되기도 전에 시간제 반에 맡기시는 어머니를 보면 좀 딱하기도 하다.
그런 아이들이 아무리 안전한 시설에 있다고 해도 잠을 설치고, 낯설어하고, 불편해한다.
익숙해지고나서 괜찮아 지는 아이들도 있지만, 1:1로 그 아이의 꽁무니만 쫓아다니지 못하고 보살펴주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상에 문제도 있다. 교사가 바로 옆에 있어도 다칠 수 있는 상황도 있고, 정서적으로 안정시켜주려고 노력해도 부족한 부분도 있다.
어머니가 볼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보고, 그 후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나 아니면 너무 스트레스가 된다면 1~2시간, 또는 반일 정도로 맡기는게 좋을 것 같다.
안보내면 손해일 것 같아서 억지로 보내거나, 아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분리하는 것보다 충분히 준비가 되었을 때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솔직히, 0-2세에 할 수 있는 교육적인 부분은 탐색 위주이기 때문에 안전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 보고 싶어하는 것, 시도해보고 싶어하는 것을 충분히 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것이 좋다.
그런 면에서 시설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여러 명이 같이 있기 때문에 안전상의 문제로 제지해야 하는 것도 많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를 다 들어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어린이집'은 적절하게 어머니가 판단하고 이용해야 할 문제이다.
무상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어떻게든 들여보내려고 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어떤 어머니도, 18개월이어서 너무 어리다고 판단하고 안 보냈는데, 보낼 걸 그랬다고 후회하시는 것 보면서 ....
너무 어린 때 안 보내길 잘하셨다고 얘기해드렸다.
자리가 없어서 아이에게 무리가 되더라도 보내야지라는 말은, 이 정책이 얼마나 아이를 존중하지 않은 것인지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