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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사랑.

출산의 고통을 함께한 남편에게



여보야 ,
어떻게 하다보니 나의 온 진통의 시간과
응급 제왕절개로 이후의 모든 복덩이 케어 + 산모 케어를 도맡아 하게 되었네

출산휴가 + 긴 연휴 동안이
복덩이를 만났다는 즐거움보디 어떻게 보면 육아 전선으로 바로 뛰어들어가 피튀기게 앞에서 진두지휘하며 총칼로 싸우는 군인 같아

행복하고 편안한 출산을 하고 함께 복덩이를 맞이하고, 나의 온전한 몸과 정신으로 잘 양육해보자고 하며 계획한 자연주의 출산이 물건너가면서
첫날은 거의 반시체처럼 누워있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힘들어해서 왠만한건 오빠가 다 알아서 해주느라 너무 모든 고생 하고 있는건 아닌지 싶어 미안한 마음도 있어 ㅠㅠ
밤이 되면 지치고 피곤하고 힘들어서
결국 내가 부리는 마지막 끝 투정을 받아주지 못해 무뚝뚝하고 시크한 반응에 서운해하는 나와 또 부딪히고ㅠ

여보가 그랬지?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할 수 있는 도움을 얘기하는거야.
그렇게라도 날 생각해주고 챙겨줘서 고마워
그게 여보가 날 사랑하는 마음 표현이었다고 생각해.

물론 내 머릿속 시나리오에는
“여보 오늘도 고생 많았어, 힘들었지? 아픈데도 끝까지 복덩이 위해서 노럭해줘서 고마워.. 어디 아픈덴 없어? “라고 챙겨주는 거였어

신음소리 내며 아픈 표현을 하는 건,
“힘들지? 조금만 더 고생하면 금방 회복될거야!”라고 말해주머 토닥이고 품어주길 원했던 거였구 ..

그건 여보만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진통제야.
그냥 쉽게 맞을 수 있는 엉덩이 주사 말고,
진짜 평생 기억에 남을 수 있고 값지고 귀한 진통제.

정말 사랑하는 내 아내가 우리 아기를 위해 이 고통을 겪고 있구나,
힘들겠다, 아팠겠다, 정말 고마워! 사랑해.
거기에 부연설명까지 해주면 더 땡큐고 !!

정말 사랑하는 여보야,
이런 표현이 서투르고 ...
지금 당장 내 아내의 고통보다 내 힘듦이 먼저 생각나고 괴로워해도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

그냥, 이런 저런 얘기로 투덜거리는건
여보는 나한테 최고의 진통제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이고.
그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어주고 도와주고 함께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고통을 겪을만큼 힘을 주고 있어.
고맙고 사랑해.

평생 이렇게 투닥거리면서 영원히 살자.
복덩이랑 나 잘 부탁드립니다.